신약 청탁·판사 아들 채용·가족 복지조합…15일 ‘김승원 청문회’ 난타전 예고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15일 열린다. 제약사 제넨셀의 코로나19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 가족이 근무하는 발달장애인 사회적 협동조합에 대한 특혜 의혹, 위장전입 및 음주운전 등 김 후보자의 장관직 적격성을 놓고 여야 난타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신약 청탁 의혹은 인사청문회 최대 쟁점이다.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12일 오전 11시25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중에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제넨셀 신약 임상시험 승인을)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과거 유흥주점을 운영했던 여성 사업가 양모씨의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청탁 나흘 전 김 후보자가 양씨에게 “식약처 통과되고 승인받는 순간 수천억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말하는 녹취도 공개됐다. 식약처는 김 후보자의 문자메시지 전송 2주 뒤 신약 임상시험을 승인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을 비롯한 야권은 김 후보자가 제3자뇌물 혐의로 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무원이 직무에 관한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뇌물을 공여하게 하거나 요구·약속하면 5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된다. 김 후보자는 청탁 닷새 후 서울 여의도 한 주점에서 양씨를 만나 “1인당 후원금이 최대 500만원이니 일이 잘되면 그렇게만 해주면 된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넨셀 창업주인 강모씨가 그해 12월 돈을 보냈지만 김 후보자가 이미 연간 후원금 한도를 채운 상태여서 실패했다.
김 후보자 측은 “고충 민원을 단순 전달하기 위해 당시 식약처장에게 연락했다”며 “임상시험 절차가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는지 살펴봐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반박한다.
제넨셀 사건을 담당한 정모 판사와 김 후보자, 양씨의 관계도 청문회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은 2022년 2월 함께 사진을 찍었다. 1년여가 지난 2023년 12월 정 판사는 강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심사해 기각했다. 수개월 뒤인 2024년 6월 정 판사의 아들은 김 후보자의 의원실에서 입법보조원으로 근무해 대가성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은 “정 판사는 김 후보자와 함께 근무했던 동료 판사로 다양한 법조계 모임 등을 통해 만남을 이어온 사이”라며 “구체적 사건에 관해 연락을 주고받거나 논의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가 원장이고 두 자녀가 근무하는 ‘한국아동발달 사회적 협동조합’의 채용·급여도 검증 대상이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4년치 정부 바우처 수익 8억7877만원 중에서 3억3143만원이 배우자와 두 자녀의 급여로 지급됐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김 후보자 지역구 기업 대표 일가의 ‘쪼개기 후원’ 의혹, 장남·장녀의 위장전입 의혹, 민주당 경기도당의 급여 페이백 의혹, 배우자 군산 부동산 재산 신고 누락, 차량 과태료 미납, 종합소득세 지각 납부, 음주운전 이력 등이 입길에 올랐다.
야권에선 청와대가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를 위해 김 후보자의 여러 논란에도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고 비판한다. 김 후보자는 지난 2월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공취모)’이 출범할 때 공동대표를 맡은 인물이다. 지난 1월에는 경기지역 의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정치검찰이 조작 기소한 이 대통령 사건은 지금 당장 공소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주 의원에게 보낸 서면 답변서에서 ‘이 대통령 사건의 공소취소를 법무부나 검찰에 검토하도록 지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검찰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며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지휘·감독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3일 청문준비단 첫 출근길에는 공소취소에 대해 “검찰총장을 통해 지휘를 하는 것도, 그럴 생각은 지금 없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 대통령 사건 처리 과정에서 직무를 회피할 의향에 대해선 “국회의원으로서의 정치적 활동과 장관의 직무는 구분하겠다”며 “과거 입장이 사건 처리나 인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고 직무회피 등 필요한 조치는 법령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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