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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19, 2026

[산업이(異)면]머스크가 띄운 ‘2028년 중국 D램’…큰손의 값 흔들기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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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한 콘퍼런스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문제는 램(RAM) 공급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1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남긴 짧은 답글이다. 이후 닷새 동안 그의 메모리 반도체 발언은 수위를 높여갔다. 12일엔 “중국은 제조법을 터득하면 확장 능력이 나머지 세계를 합친 것보다 큰 경우가 많다”며 리튬 배터리와 태양광을 예로 들었다. 13일엔 “마이크론은 향후 메모리 가격에 합리적이었지만 다른 업체들은 갈취 수준이었다”며 “고객들은 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15일엔 “중국이 2028년 램을 아주 많이 만들 것”이라고 못 박았다. 업체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세계 메모리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의 발언이 이어지던 15일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9.48%, 11.06% 급락했다. 머스크의 15일 글은 ‘2029년 공급과잉’을 경고하고 한국에 남은 시간이 2~3년이라고 지적한 국내 칼럼의 요약 게시물에 달렸다. 한국발 우려가 머스크를 거쳐 증폭된 뒤 국내로 되돌아온 셈이다. 지난주 코스피는 14.46% 떨어져 2008년 10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금리 우려와 인공지능(AI) 투자 회의론이 겹친 결과지만 대형 고객의 발언이 불안을 키웠다는 평가다.

이 같은 공세 뒤엔 테슬라의 메모리 갈증이 있다. 머스크는 지난 1일 테슬라 AI5 칩의 램 용량을 절반으로, AI6는 3분의 1로 줄였다고 밝혔다.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생산 물량을 확보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테슬라는 2025년 7월 삼성전자와 2033년까지 165억달러(약 22조8000억원) 규모 AI칩 파운드리 계약을 맺은 고객이기도 하다. 파운드리에선 삼성의 큰 고객이지만 메모리 시장에선 공급사들과 가격을 놓고 맞서는 구매자 입장인 셈이다. 존 터너스 애플 CEO도 메모리 공급 제약을 “절대적인 위기”라고 했다. 공급자 우위인 시장에서 ‘큰손’ 구매자들이 공개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머스크가 치켜세운 마이크론은 테슬라 몫의 물량을 배정해준 업체다. 그런 마이크론의 최근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81%로 1년 전보다 두 배로 뛰었다.

머스크가 2028년을 콕 집은 것도 계약 구조와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내년 메모리 공급 물량의 75~80%를 장기공급계약(LTA)으로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7월 실적 발표에서 10곳 넘는 고객과 장기계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다만 장기계약에도 가격 조정 여지가 있다. 팹(공장) 증설에 따른 물량이 풀리기 시작하는 2028년을 앞두고 신규 물량과 가격 협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포석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중국산 카드’가 당장 통할지는 미지수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지난해 세계 D램 점유율은 7.7%다. 리서치업체 시트리니리서치는 CXMT의 월 웨이퍼 생산능력이 올해 35만장에서 2030년 95만장으로 늘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애플의 중국산 메모리 시험에 경고장을 날렸다. 머스크 자신도 16일 “중국이 다른 제품처럼 LP5·LP6를 빠르게 늘린다면 2028년은 다른 이야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HBM(고대역폭메모리)는 더 넘기 어려운 언덕”이라고 했다. LP5·LP6는 모바일용 저전력 D램(LPDDR5·6)으로 테슬라가 AI5·AI6 칩에 쓰는 메모리다. 기술 격차가 작은 이런 범용 D램부터 중국산 대체가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하는 HBM에선 중국이 아직 따라오기 어렵다는 점은 머스크 스스로도 인정한 셈이다.

[산업이(異)면]머스크가 띄운 ‘2028년 중국 D램’…큰손의 값 흔들기 노림수?

전망은 엇갈린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7월 로이터 인터뷰에서 내년이 ‘업계 사상 최악’의 공급난을 겪는 해가 될 것이라며 고객 수요가 2030년 이후에도 공급능력을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증설 물량이 늘어나는 2028년 이후엔 가격 하락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장기계약 조건을 촘촘히 하고 소수 빅테크에 쏠린 고객 구조를 넓히는 게 과제로 꼽힌다.

시장의 시선은 이달 말 실적 발표로 쏠린다. SK하이닉스는 28일, 삼성전자는 29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연다. 장기계약 가격 조건과 2028년 이후 수급에 대해 두 회사가 내놓을 답이 ‘머스크발 불안’을 가라앉힐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구매자가 가격 얘기를 공개적으로 꺼냈다는 건 협상이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라며 “중국산이 당장 대안이 되긴 어렵지만 2028년 협상 테이블에서 지금 같은 가격을 고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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