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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16, 2026

매운 연기, 독한 세제…“급식실서 보낸 12년, 갑자기 삶이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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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가 1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광주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폐암 피해를 본 학교급식노동자에 대한 배상과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가 1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광주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폐암 피해를 본 학교급식노동자에 대한 배상과 급식실 환기시설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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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실에서 12년 동안 힘들지만 즐겁게 일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폐암 진단을 받고 좌절감에 빠졌습니다. 이제부터라도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나서 우리 같은 피해자들이 없어야 합니다.”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광주지부(노조)가 16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광주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 참여한 학교급식 여성 노동자 ㄱ(62)씨는 3년 전인 2023년 7월 폐암 진단을 받고 어렵게 삶을 꾸려가고 있다고 했다. 옛 광주교육청은 당시 광주지역 급식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폐 검사(CT)를 진행했는데 ㄱ씨를 포함해 10여명이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급식실에서 튀김·전 등을 조리했던 ㄱ씨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했다고 했다. 초창기 땐 학생 수가 1500명이 넘는 학교에서 일하며 급식노동자 1명당 150명이 넘는 학생들을 책임졌고 지금은 100명 수준으로 개선됐지만 여전히 강도 높은 노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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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씨는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환경에서 튀김을 조리할 때 나오는 연기를 마시거나 청소할 때 독한 세제를 쓰다 보니 급식실 사람들은 기침이 끊이지 않았고 때때로 구토도 했다. 그때는 폐암에 걸릴지 몰랐다”며 “산업재해로 인정받았지만 제대로 된 요양이나 치료를 지원받지 못하고 추적검사 때문에 일을 하지 못해 가정 경제가 무너졌다”고 하소연했다.

ㄱ씨를 포함해 폐암 판정을 받은 학교 급식노동자 9명은 2025년 1월 국가와 각 자치단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지난 8일 승소 판결을 얻었다. 원고 9명 중 6명은 전남광주, 2명은 부산, 1명은 경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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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을 진행한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정선희 판사는 각 자치단체가 원고 1명당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2010년 이후 발암물질인 ‘조리흄’(조리 중 발생하는 미세분진)에 대한 심각성이 알려진 상황에서 피해를 예상할 수 있었지만 충분한 환기장치나 보호구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조리 종사자들이 1인당 100명이 넘는 학생을 맡는 등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며 짧은 시간 많은 조리흄에 노출됐다고 했다. 조리 업무와 폐암 발병의 인과관계와 함께 자치단체의 부실한 대처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국가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노조는 이번 판결이 학교급식실 노동자의 폐암 발병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배상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판결까지 긴 시간 동안 누구도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산업재해에 대해 책임지고 사과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교육청의 책임이 명확해졌다. 교육청은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금을 당장 지급하고 학교급식실 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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