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 김응용 → 김성근 → 김경문…‘명장들 무덤’ 된 한화 흑역사
“이런 분들과 함께했다는 것만으로도 팀으로서는 최고의 자산을 쌓았다. 하지만 한화가 그 감독들의 마지막 무대가 됐다는 점이 씁쓸할 뿐이다.”
한 한화 구단 관계자는 아쉬움을 곱씹었다. KBO리그 최고 ‘승부사’로 불린 감독 4명과 함께했지만 누구도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제14대 한화 사령탑으로 2024년 6월부터 팀을 이끈 김경문 감독(사진)도 시즌 종료와 함께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대전 NC전을 앞두고 “오늘이 마지막 경기가 될 것 같다”며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지 못하고 가는 것 같아 감독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화는 곧바로 계약 만료에 따라 김 감독, 손혁 단장과 동행을 마무리한다고 발표했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시즌이다. 그해가 전신 빙그레 시절을 포함한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이후 한화는 암흑기를 길게 걸었고,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단 3명뿐인 1000승 감독들도 ‘독수리’를 다시 정상에 올려놓지 못했다.
2004~2009년에는 통산 978승을 거둔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이 팀을 이끌었다. 2006시즌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준우승에 머물렀고, 마지막 시즌인 2009년부터 한화의 본격적인 추락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역대 최다승 사령탑 김응용 감독도 구원군으로 나섰다. ‘해태 왕조’를 만든 김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인 2002년 17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우승 청부사’였다. 그러나 한화를 맡은 2013~2014년에는 두 시즌 모두 50승을 넘기지 못했고 최하위로 마감한 뒤 떠났다.
2015시즌에는 ‘SK 왕조’를 만든 김성근 감독이 부임했다. 강한 승부 근성은 ‘마리한화’ 열풍으로 이어졌고 팀 인기도 치솟았다. 성적은 따라오지 않았다. 한화는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고 김 감독은 2017년 5월 중도 퇴진했다.
한화는 이후 젊은 선수 육성에 강점을 보인 김경문 감독에게 다시 승부를 걸었다. 2024년 6월 최원호 전 감독과 결별한 뒤 김 감독을 선임했다. 김 감독은 두 번째 시즌인 2025년 코디 폰세와 라이언 와이스라는 리그 최정상급 외국인 원투펀치를 앞세워 정규시즌 2위에 오른 데 이어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도 진출했지만 결과는 준우승이었다. 2026시즌 순위는 9위다.
김 감독은 지난해 8월12일 롯데전을 통해 감독 통산 1000승을 달성했다. 김응용, 김성근에 이어 KBO리그 역대 세 번째 기록이었다. 그는 “한화에서 좋은 걸 많이 받았다. 감사한 마음”이라며 “8회 ‘최강 한화’라고 외치는 소리가 가끔 소름이 돋았다. 그건 영원히 못 잊을 것 같다”고 말했다.
1958년생인 김 감독이 다시 프로야구 사령탑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004년 두산에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고 2011년부터 2018년까지 NC 초대 감독을 맡았다. 두산과 NC, 한화에서 준우승만 5차례 남겼고 끝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한국 야구대표팀을 이끌고 9전 전승 금메달을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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