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여객기 조종사 피습은 9·11 될 뻔한 테러 사건”
3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비상 착륙한 플라이두바이 항공기에 탑승했던 이스라엘 승객들이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벤구리온 국제공항 도착 게이트에서 환영받고 있다.AP연합뉴스
이스라엘 정부가 텔아비브행 항공기에서 발생한 조종사 흉기 피습 사건을 중동 평화를 해치려는 ‘지하디스트(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테러 공격 시도’로 규정했다. 흉기에 찔린 기장의 신원도 공개됐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은 1일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플라이두바이 항공편 사건을 이스라엘인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브라함 협정을 겨냥한 지하디스트 테러 공격 시도로 평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승객이 다수 탑승한 UAE 항공사와 해당 노선이 선택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확보한 초기 정보에 따르면, 부조종사는 승객을 태운 항공기를 추락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건은 후티·하마스·이란에서 볼 수 있는 지하디스트 의제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30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기장의 분투 덕분에) 9·11 테러와 같은 참사를 막을 수 있었다”며 테러 공격설에 힘을 실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통화했다고 밝혔다.
부조종사 A씨가 평소 종교적 극단주의 성향을 보였다는 동료 증언도 나왔다. 이날 이스라엘 채널16 방송은 8개월 전 입사한 A씨가 종교적 극단주의 성향을 드러냈다는 플라이두바이 소속의 다른 조종사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A씨가) 온종일 지나치게 많이 기도했으며, 여성들과 악수하는 것조차 거부했다”고 전했다.
흉기에 찔린 기장 스미트 마흐차르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항공기인 보잉 737 조종 경력이 13년 이상인 베테랑 조종사라고 인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마흐차르 기장이 흉기에 찔린 이후에도 필사적으로 저항했으며, 심각한 상처를 입고도 잠긴 조종실 문을 열어 다른 승무원·승객 등 174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인도 대사관은 마흐차르 기장이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며, 현재는 안정적인 상태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A씨를 제압한 탑승객 야니브 하윤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조종실로 진입하던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하윤이 조종실로 진입했을 때 마흐차르 기장은 바닥에, A씨는 계기판 위에 올라가 있었다고 한다. 하윤은 “조종석에는 아무도 앉아있지 않았다”며 “(A씨가) 비행기를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려는 것처럼 보였다”고 했다. 그는 A씨의 목을 팔로 감싸 제압한 뒤 조종실 밖으로 끌어냈고 이후 조종실로 뛰어 들어가 조종간을 잡고 뒤로 당겼다고 했다. 조종간을 뒤로 당긴 것은 TV 다큐멘터리 ‘항공사고 수사대’를 참고한 것이라며 “저는 ‘항공사고 수사대’를 본다. 정말이다”라고 했다.
플라이두바이는 사건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플라이두바이 측은 성명에서 “9월30일 FZ1073편 사건과 관련해 관계 당국과 협의한 결과,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을 오가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플라이두바이는 사건의 구체적인 원인과 동기에 대해서는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 성급한 추측을 자제해 달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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