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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November 7, 2026

명품도 아닌데…키링 44만원, ‘치이카와’에 지갑 여는 이유 [스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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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이카와’. 사진|대원미디어 SNS

‘치이카와’. 사진|대원미디어 SNS

키링 하나가 44만원에 거래됐다. 명품 브랜드 제품이 아니다. ‘먼작귀’(먼가 작고 귀여운 녀석)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작고 동그란 얼굴에 짧은 팔다리를 가진 일본 캐릭터 ‘치이카와’다.

패션·리셀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14일까지 치이카와 관련 검색량은 전월 같은 기간보다 1304% 증가했다. 글로벌 스트리트 브랜드 9090과 협업한 ‘치이카와×9090 마스코트 키링 우사기’는 최고 44만원에 거래됐다.

해당 제품의 일본 원발매가는 2900엔, 한화 약 2만5000원대다. 발매가와 비교하면 약 16배 오른 셈이다.

극장가 강타한 ‘치이카와’ 열풍

치이카와. 사진|대원미디어 SNS

치이카와. 사진|대원미디어 SNS

치이카와 열풍은 극장가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9월 30일 개봉한 극장판 ‘치이카와: 인어 섬의 비밀’은 11월 4일까지 누적 관객 262만7527명을 기록했다. 개봉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일일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작고 귀여운 치이카와의 저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팬들의 사랑은 영화표 한 장에서 끝나지 않는다.

극장가는 개봉 첫 주부터 주차별 특전을 내걸었다. 1주차 평일에는 아트카드, 오리지널 티켓, 스페셜 티켓 등을 제공했고, 주말에는 피규어 8종 가운데 랜덤 1종을 증정했다. 2주차에는 모래알 홀로그램 캐릭터 포스터 8종 중 랜덤 1종, 3주차에는 풀백 피규어 등 새로운 특전이 이어졌다.

여기에 CGV는 치이카와·하치와레·우사기 3종 팝콘통을 개당 2만 9000원에 판매했다. 초도 물량이 빠르게 소진되자 10월 3일부터 전국 주요 매장에 재입고해 2차 판매에 들어갔다.

주차가 바뀔 때마다 다른 굿즈가 등장하고, 원하는 캐릭터를 얻으려면 다시 극장을 찾아야 한다. 팬 입장에서는 영화 관람권이 단순한 티켓이 아니라 한정 굿즈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영화를 보고, 특전을 받고, 팝콘통을 사고, 팝업스토어와 상설 매장을 찾는다. 한정판 굿즈와 브랜드 협업 상품을 사고, 원하는 제품이 품절되면 중고거래 시장에서 웃돈을 주고서라도 손에 넣는다.

콘텐츠 하나가 영화관과 굿즈 매장, 팝업스토어, 리셀 시장을 오가며 팬들의 지갑을 여러 차례 여는 구조다.

팝업 열흘에 3만명…오프라인까지 이어진 ‘덕질’

현재 판매 중인 치이카와 키링. 사진| 크림 홈페이지

현재 판매 중인 치이카와 키링. 사진| 크림 홈페이지

치이카와 열풍은 팝업을 찾은 인파로도 설명된다. 영화에 앞서 2024년 12월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치이카와 팝업스토어에는 열흘 동안 3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대기 번호가 1000번대를 넘어설 정도로 사람이 몰리자 아이파크몰은 올해 2월 국내 첫 치이카와 상설 매장을 열었다.

팬들의 방문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새로운 캐릭터 상품이 입고되고, 한정 굿즈가 출시되고, 영화 개봉이나 시즌에 맞춘 상품이 추가된다. 같은 캐릭터라도 의상과 표정, 크기, 협업 브랜드가 달라지면 또 다시 매장을 찾게 된다.

여기에 폭 넓은 협업도 진행되고 있다. 올리브영, LG트윈스 등과 협업 상품을 선보이며 패션과 뷰티, 스포츠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치이카와 IP가 활용되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이미 팬덤이 형성된 인기 캐릭터는 강력한 모객 수단이 될 수 있다. 협업 상품 자체가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한정 판매와 희소성이 더해지면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아니면 못 산다’는 한정성은 팬들의 즉각적인 소비를 이끌어낸다. 또 품절 이후에는 다시 리셀 시장으로 수요를 이동시키며 ‘품절 대란’이라는 마케팅 수단이 되기도 한다.

잘 만든 IP 하나, 여러 번 지갑 연다

치이카와가 가지는 경제적 가치는 굿즈 판매량이나 리셀가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 캐릭터 하나가 영화와 굿즈, 팝업스토어, 브랜드 협업을 오가며 반복적으로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팬들은 영화를 보고 특전을 받고, 팝콘통과 키링을 산다. 새로운 협업 상품이 나오면 다시 지갑을 열고, 원하는 제품이 품절되면 중고거래 시장까지 찾아간다. 하나의 IP를 중심으로 여러 소비시장이 연결되는 구조다.

특히 캐릭터 상품은 같은 캐릭터라도 디자인에 따라 별개의 상품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이 특징이다. 치이카와, 하치와레, 우사기 등 인기 캐릭터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 어떤 브랜드와 협업했는지, 어떤 포즈를 취하고 있는지 등에 따라 새로운 수집 대상이 된다. 이미 하나를 갖고 있어도 또 다른 버전을 사고 싶은 이유가 생기는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인기 IP 하나로 여러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영화가 흥행하면 굿즈 판매가 늘고, 굿즈 인기는 다시 팝업과 상설 매장 방문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다른 브랜드와의 협업까지 붙으면 캐릭터의 소비 영역은 더욱 넓어진다.

44만원 키링, 실제 돈은 누가 버나?

‘치이카와’. 사진| 대원미디어 SNS

‘치이카와’. 사진| 대원미디어 SNS

그렇다면 원발매가 2900엔짜리 키링이 44만원에 거래됐을 때 실제 돈을 버는 곳은 어디일까. 답은 ‘제작사는 아니다’에 가깝다.

44만원이라는 리셀 가격이 그대로 캐릭터 제작사나 라이선스 업체의 매출이 되는 것은 아니다. 2만원대 제품이 중고거래 시장에서 44만원에 팔려도 웃돈은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한다. 높은 리셀가는 기업 실적이라기보다 해당 상품을 향한 팬들의 수요와 희소성을 보여주는 지표에 가깝다.

실제 수익은 여러 곳으로 나뉜다. 원작자 나가노의 캐릭터 사업을 관리하는 일본 측 권리사는 굿즈 제작과 브랜드 협업 등을 통해 라이선스 수익을 얻는다. 국내에서 치이카와 관련 사업을 전개하는 대원미디어는 상품 유통과 매장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을 낸다.

극장도 수혜를 본다. 주차별 특전은 재관람 수요를 자극하고, 팝콘통과 같은 별도 상품 판매는 추가 매출로 이어진다. 협업 브랜드는 이미 팬덤이 형성된 캐릭터를 활용해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리셀 플랫폼은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결국 ‘귀여움’이 만든 수요가 IP 권리자와 유통사, 극장, 협업 브랜드, 거래 플랫폼으로 나뉘어 흘러간다.

다만 높은 리셀 가격을 곧바로 ‘투자 가치’로 받아들이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44만원은 특정 키링의 최고 거래 사례일 뿐 모든 치이카와 굿즈가 정가보다 비싸게 팔리는 것은 아니다. 추가 생산이나 재입고가 이뤄지면 가격이 안정될 수 있고, 캐릭터 인기가 식으면 붙었던 프리미엄도 빠르게 사라질 수 있다.

그럼에도 치이카와가 보여주는 소비의 힘은 분명하다. 팬들은 더 이상 캐릭터를 화면 속에서 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키링으로 가방에 달고, 팝콘통으로 소장하고, 영화 특전을 모으고, 새로운 협업 상품이 나오면 다시 지갑을 연다.

결국 치이카와가 파는 것은 단순한 키링이나 인형만이 아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일상 가까이에 두고 싶다는 팬심과 ‘이번에 놓치면 다시 구하기 어렵다’는 희소성이 함께 가격을 만든다.

원발매가 2900엔짜리 키링이 44만원까지 거래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귀여움’에 팬덤과 희소성, 소장 욕구가 더해지면서 치이카와는 하나의 캐릭터를 넘어 돈을 움직이는 강력한 IP가 되고 있다.

김소연의 스테크(스타+재테크) 부동산, 금, 미술품 등 실물 자산부터 암호화폐 등 가산 자산까지 투자처가 다양화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을 하기엔 게으르고, 코인을 하기엔 소심해 출근을 하는 직장인 기자가 스타들의 재테크 비결을 들여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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