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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25, 2026

“교육은 넓은 의미의 돌봄…AI 시대, 돌봄교육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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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와 인터뷰 뒤 사진을 찍고 있는 심성보 이사장. 그는 11월6일 오후 5시30분 흥사단 3층 강당에서 ‘AI 시대의 돌봄교육학’ 출판기념 토론회를 한다고 전했다.                                                                                                       강성만 선임기자
한겨레와 인터뷰 뒤 사진을 찍고 있는 심성보 이사장. 그는 11월6일 오후 5시30분 흥사단 3층 강당에서 ‘AI 시대의 돌봄교육학’ 출판기념 토론회를 한다고 전했다. 강성만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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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성보 부산교대 명예교수는 교육 이론가이자 실천가이다.

고려대 교육학과 재학 시절 민주화 운동으로 강제징집되고 제적까지 당한 심 교수는 1980년대에는 민중교육지 사건과 전교조 창립 참여로 재직하던 학교에서 두차례 해직당했다. 교단에서 쫓겨난 뒤 모교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고는 공교육 개혁 담론과 실천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그는 이사장으로 교사와 교육 연구자 300여명이 회원인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를 13년째 이끌고 있다. 2004년 창립한 이 단체는 출판이나 강좌·포럼 등을 통해 혁신학교 도입이나 동네가 학교가 되는 마을학교 운동 확산 등에 이론적 기반 노릇을 했다. 그는 올해 설립 8년인 마을교육공동체포럼 이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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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0세기 서양 철학자 존 듀이, 넬 나딩스, 미셸 푸코, 한나 아렌트, 에마뉘엘 레비나스, 악셀 호네트의 사유를 돌봄 관점으로 조명한 책 ‘에이아이(AI) 시대의 돌봄교육학’(살림터)을 낸 심 교수를 지난 15일 서울 혜화역 근처 사무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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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돌봄교육학.
AI 시대의 돌봄교육학.

“학교나 마을 공동체에서 돌봄 활동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요. 얼굴이 밝지 않아요. 많이 지쳐있어요. 이분들 문제의식은 강한데 법, 제도적으로 돌봄 활동 보장이 잘 안 돼 있어 안타까워요. 이 문제를 돌파하려면 철학적 도구가 있어야 하지 않나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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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책을 썼느냐에 대한 답이다. 이런 말도 했다. “방과 후 아이들 책임을 누가 져야 하나를 두고 학교 교사와 돌봄 활동가 사이에 늘 갈등이 있어요. 교사들은 우리는 교육만 하면 되지 왜 돌봄 행위를 해야 하느냐며 돌봄과 교육을 분리하려고 하죠. 저는 이번에 학교 바깥의 돌봄 활동가 편을 들어 교육도 넓은 의미의 돌봄이란 점을 강조하려고 했죠.”

그는 책에서 철학자 6명의 사유에 기반해 왜 교육과 돌봄은 한몸인지 파고들었다.

그가 1990년대 초 두번째 해직 뒤 영국 유학 중 처음 접한 나딩스 교육학은 아예 교육의 핵심을 ‘돌봄의 관계’ 형성이라고 봤다. 학교는 학생의 지적 능력뿐 아니라 타인과 연결되고 책임감을 느끼는 전인적 성장을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나딩스는 교육은 돌봄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했죠. 인간은 돌봄을 받을 존재니까요. 돌봄을 받았으면 돌봄 행위를 해야 전인적 인간이 된다는 거죠. 그렇게 ‘자연적 돌봄’에서 ‘윤리적 돌봄’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이었죠.”

그는 비판적 사유를 통해 도덕적 주체 형성 교육을 강조하는 아렌트 철학에서 교육은 사랑과 책임의 행위이고 학교는 돌봄과 가르침이 균형을 이루는 공간이라고 규정했다. 푸코 후기 사상의 핵심 개념인 ‘자기로의 전향’을 두고는 배움은 나의 편견을 깨고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존재론적 사건’이 되어야 한다고 짚은 뒤, 나를 온전히 마주하고 돌보는 능력을 갖출 때 비로소 타인을 도구화하지 않고 진정으로 환대하는 돌봄의 교육학이 완성될 수 있다고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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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책에서 에이아이(AI) 시대에 돌봄교육이 더 중시되어야 한다고도 했다.

“기술이 인간의 자리를 빠르게 대체할수록 인간과 인간이 직접 마주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이 시대엔 인간다움의 본질인 관계적 역량과 윤리적 주체성이 생존의 핵심 요소가 될 겁니다.”

에이아이 시대에 돌봄이 빠지면 인간이 괴물이 될 것 같은 우려도 있다고 했다. “에이아이는 기본적으로 기계입니다. 기계가 던져주는 데이터나 지침만 있지 구체적인 감정이나 결단은 없어요. 책임질 주체도 없고요. 영혼이나 인격이 없는 에이아이로 아이들이 기계의 노예가 되면서 비인간·사물화할 가능성이 있어요.”

푸코·아렌트 등 철학자 6인 사유를
‘돌봄교육학’ 관점에서 깊게 파헤쳐
“돌봄과 교육 분리하려는 관점 맞서
왜 둘이 한몸인지 보여주려 했죠”
“지금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빚진 존재라는 점 증명하기”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13년째 이끄는
해직교사 출신 교육이론가이자 실천가

그는 “에이아이 시대 인간성 교육에서 중심은 돌봄교육”이라면서 “지금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 빚진 존재라는 점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돌봄을 받고 자랍니다. 돌봄을 받았음에도 남을 돌보지 않으면 비인간화, 인간성 상실이죠.”

입시에 목을 매는 한국 교육 체제에서 이런 주장이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을까 묻자 그는 “저는 철학적 코치를 하는 역할”이라고 받았다.

“이론은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입니다. 그 역할이 가볍지 않아요. 돌봄 철학적 관점이 있다면 아이들 문제를 바로 비행이나 일탈로 보지 않고 참교육으로 돌파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참교육 정신도 기본적으로 돌봄에서 출발해요. 장기적인 돌봄 활동 역시 철학적 기초가 없다면 어려워요.”

그는 전교조가 1989년 창립 때 내세운 민주·민족·인간화 교육이라는 참교육 정신 정립을 주도했다. 전교조 전신 전교협 정책실장 때 참교육 정신에 인간화가 들어가야 한다고 외친 소수 교육 운동가 중 한 명이었다.

“당시 반대가 많았어요. 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게 들어가느냐는 거죠. 다행히 윤영규 전교조 초대 위원장이 제 주장을 받아들여 넣게 되었죠.”

심성보 이사장.            강성만 선임기자
심성보 이사장. 강성만 선임기자

그가 인간화 교육을 중시한 데는 전인 교육을 강조한 스위스 교육자 요한 하인리히 페스탈로치(1746~1827)를 전공한 대학 은사 고 김정환 교수의 영향이 크다고도 했다.

그는 책에서 돌봄교육학이 한국 공교육 의제로 진지하게 다뤄지길 바랐다.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무엇보다 국가 전체 교육 시스템이 돌봄 체제로 바뀌어야 합니다. 교사 양성의 변화가 필요하고 교육과정도 통합적으로 운영해야죠. 그렇지 않으면 학교 폭력 같은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아요.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자꾸 경찰에 신고하니 학교가 사법경찰서가 되고 있어요. 사실 학교 폭력이나 혐오 극복은 다 교육적이고 돌봄적인 행위입니다. 정성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죠.”

그는 인터뷰 끝에 나딩스의 돌봄교육학에서 자신의 어머니 모습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줬다.

“제가 어릴 때 아버지가 자식들을 체벌하려고 하면 어머니가 자신의 어깨를 밀어 막으셨어요. 처음엔 이런 어머니 모습을 부정적으로 생각했어요. 정의의 칼날에 희생당하는 돌봄으로 봤죠. 돌봄을 부차적으로 생각한 거죠. 그러다 나딩스 글을 보면서 어머니를 재발견했어요. 돌봄의 교본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교육은 어머니 정신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고요. 철학자 레비나스의 윤리적 주체도 아무런 조건 없이 타자의 짐을 대신 지는 존재입니다. 어머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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