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시장 옥탑서 만난 ‘국보’…MZ·외국인 ‘홀릭’ [이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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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아른거려서 3일 만에 다시 왔어요.” 미국에 사는 이소망씨가 잔뜩 설레는 얼굴로 국선옻칠 가게에 들어선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한 건물 옥상에 자리잡은 국선옻칠은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광장시장에서 꼭 가봐야 하는 필수 코스로 소문나기 시작했다. 한국 전통 공예품들을 파는 가게로 품위 있고 화려한 작품들이 젊은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결혼을 앞두고 한국에 온 이씨도 예비 시부모님 선물을 사기 위해 며칠 전 방문했다가 이번엔 본인 것을 사기 위해 다시 찾았다. 이씨가 나전칠기로 만든 숭례문 공예품을 여러 개 고르자 오세운 대표(사진 거울 속)는 “국보를 다 가져가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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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상주에서 상경한 오 대표는 옻칠 공장 배달원과 판매원을 거쳐 1977년 도매 위주의 신일공예사를 세웠다. 자본 없이 시작한 사업은 오 대표의 성실함으로 점차 거래처의 신뢰를 쌓으며 전국 주요 상권에 물건을 공급하는 기반을 다졌다. 가업을 이은 아들 오명호씨는 선제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도입해 새로운 판매처를 만들고, 위탁생산을 바꾸기 위해 명장들에게 직접 나전칠기 기술을 전수받아 문화재 기능인을 획득하고 자체 생산 공장까지 설립했다. 이때 사업체의 이름도 신일공예사에서 국선옻칠로 바꿨다. 두 부자는 한국 전통 공예가 국외까지 뻗어나갈 수 있다는 비전을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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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을 운영한 가게의 폐업을 고민할 만큼 힘들었던 코로나 시기를 버티고 나니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서울시 ‘오래가게’에 선정돼 외국인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했고, 최근엔 에스엔에스의 영향으로 2030 젊은 세대들이 이 넓은 광장시장의 작은 옥탑까지 찾아온다. 오 대표는 선물용이 아니라 실사용을 목적으로 구매하러 오는 젊은 세대들을 신기해했다. “전에 우리가 한 10년 전만 해도요. 자기가 쓰려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지금은 본인들이 쓰겠다는 게 80%야. 그동안 세대가 진짜 엄청나게 변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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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파는 것은 공예품만이 아닌 문화까지다. 가게 한편에는 나전칠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소라, 조개껍데기 등을 두었고, 작은 손거울 하나를 팔더라도 이를 만든 장인의 이름과 나전칠기를 설명하는 작은 종이 안내문을 동봉한다. 50년 동안 나전칠기를 지켜온 오 대표는 한국의 전통 공예품이 케이-뷰티를 만든 화장품처럼 세계 시장에서 널리 인정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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