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캐나다 금융업체까지 제재…가상화폐 거래소 MEXC도 금융망 차단
미국 정부가 이란의 제재 회피를 도운 혐의로 캐나다 금융서비스 업체 8곳을 제재했다. 이들 업체가 이란 관련 금융거래뿐 아니라 미국이 국제 마약 밀매 조직으로 지목한 인물의 자금세탁에도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미국은 별도로 북한·이란·러시아 관련 불법 금융거래를 지원한 혐의를 받는 가상자산 거래소 MEXC 글로벌의 미국 금융망 접근도 차단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6일(현지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있는 금융서비스 업체 8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들 업체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 기관들과 금융거래를 중개하고 이란 정권의 제재 회피를 도왔다는 이유에서다.
제재 대상은 다이버스 트레이드(밀리언 익스체인지), 1380079 BC 리미티드(아민 익스체인지), 톱 PC 테크니션, NIA 네이션스 커런시, 2397639 온타리오(파라 익스체인지), CCC, B 갤럭시(크립토얄), 다르비시 익스체인지 등이다. 미 재무부는 이들 업체가 이란 리알화와 다른 통화를 가상자산으로 바꾸거나, 제재 대상인 이란 거래소 및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가상자산 주소와 거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조치로 해당 업체들이 미국 내에 보유한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 개인·기업과의 거래도 금지된다. 미국 금융기관을 통한 달러 거래도 사실상 차단된다. 미 재무부는 캐나다 금융정보분석기구인 금융거래보고분석센터(FINTRAC), 미국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마약단속국(DEA) 등과 공조해 이번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이들 업체가 이란 관련 거래 외에 국제 마약 밀매 조직의 자금세탁에도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이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캐나다 출신 전직 스노보드 선수 라이언 웨딩은 마약 밀매 혐의로 수배됐다가 올해 1월 체포된 인물이다. 미 재무부는 웨딩이 토론토와 밴쿠버 일대 환전업체를 이용해 마약 수익을 세탁했으며, 아민 익스체인지가 현금을 가상자산으로 바꿔 해외로 보내는 방식으로 자금세탁을 도왔다고 밝혔다. 파라 익스체인지와 연관된 가상자산 주소에서도 웨딩 관련 주소로 수백만달러 상당의 디지털 자산이 이동한 것으로 미 당국은 파악했다.
미국은 캐나다 업체 8곳과 별도로 세이셸에 법인을 둔 가상자산 거래소 MEXC 글로벌에 대해서도 미국 금융망 차단 조치를 내렸다.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는 MEXC가 이란·북한·러시아의 제재 회피와 사이버 범죄 등에 연루된 최소 16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불법 거래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MEXC는 2021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란 가상자산 거래소 40여곳과 약 10억달러 규모의 직접 거래를 했다. 이란 중앙은행과 이슬람혁명수비대 및 산하 쿠드스군에 이익을 제공한 거래도 약 2200만달러에 이른다고 재무부는 설명했다. 러시아 제재 회피와 관련해서는 약 15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지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미국 금융기관은 MEXC 글로벌과 관련된 자금 이체를 처리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이는 캐나다 업체들에 적용된 자산 동결 제재와는 별도의 조치다. 미 재무부는 러시아 자금세탁방지법에 근거해 이 명령을 내렸으며, 연방관보 게재 후 30일이 지나면 효력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캐나다의 관계는 최근 무역 갈등으로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산 철강·자동차 등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도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매겼다. 양국의 무역협상은 지난 8월 결렬됐다가 최근 다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AP통신은 6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 민주당의 대캐나다 관세 철폐 추진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금융업체 제재가 양국의 무역 갈등과 직접 관련됐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캐나다 업체 제재와 관련해 “캐나다가 이란 정권과 그 대리세력의 제재 회피를 돕는 불법 금융 중개업자들의 안전한 피난처가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재무부는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이란 정권의 금융 경로를 추적하고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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