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와 부동산의 상관관계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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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옛 염강초등학교 부지에 정착하려던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여명학교가 ‘님비’에 발목이 잡혀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예정대로 학교 건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12일 현재 서울시의회 승인을 위한 ‘교사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제출하지 않았다. 내년 초 본건축 설계 및 2029년 준공 목표가 차질 없이 진행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인근 아파트 등 일부 주민이 여명학교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강서구엔 이미 특수학교 등 ‘기피 시설’이 몰려 있는데, 여명학교까지 정주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공공부지인 염강초 터에는 공립유치원 등 ‘선호 시설’이 들어오길 바란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런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는 것도 반대의 명분이다. 주민들이 부동산을 언급하지는 않지만, 세간에선 반대 이유를 ‘집값 하락 우려’로 압축한다.
특수학교 설립 때마다 “집값 떨어진다”고 아우성이니, 교육부가 검증에 나선 적이 있다. 교육부는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부산대 교육발전연구소와 함께 ‘특수학교 설립의 발전적인 방향 모색을 위한 정책 연구’를 진행했다. 전국 16개 시·도 특수학교 167곳을 전수조사해, 반경 1㎞ 이내 인접 지역과 1~2㎞ 이내 비인접 지역의 10년치 부동산 가격 변화를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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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표준지가와 단독주택 가격 변화율은 전국 16개 지역 중 15곳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나머지 1곳(대구)에선 오히려 특수학교 인접 지역 상승률이 높았다. 아파트 가격은 검증 가능한 12개 지역 중 11곳에서 인접·비인접 지역 간 차이가 별로 없었다. 특수학교가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통념을 뒷받침할 근거는 찾기 어려웠다. 서울시교육청이 염강초 터에 여명학교와 함께 유아교육진흥원을 이전하려는 것처럼, 지역 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편의 시설을 조성하면 오히려 주거 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사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아무런 근거 없이 탈북 배경 청소년을 낙인찍어 배움터에서 밀어내려는 혐오적 시선이다. 반대 주민들은 문화 차이로 인한 갈등과 치안을 걱정한다. 하지만 여명학교가 염강초 터를 임대해 사용한 지난 3년간, 학생들이 학교폭력이나 범죄에 연루된 적은 한번도 없다. 특히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둔 세현고와는 사이좋게 교류하는 ‘이웃사촌’이라는 것이 두 학교 교장의 한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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