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인 후원했더니 축제로 돌아왔다···가을숲에서 펼쳐진 ‘2026 아트포레스트 페스티벌’
3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2026 아트포레스트페스티벌 WITH 백그라운드 라이브’ 현장에서 관객들이 무대를 즐기고 있다. 아르코 제공
잔디밭에 돗자리를 펴고 가을날 피크닉을 즐기던 관객들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지난 3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2026 아트포레스트페스티벌 WITH 백그라운드 라이브’ 현장. 숨바꼭질하듯 공연장 곳곳에서 아티스트들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관객들의 환호가 터져 나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아르코)가 마련한 이번 행사는 공연과 예술 후원을 한데 엮은 문화예술 후원 축제다. 올해는 유튜브 채널 ‘제이키아웃’의 <백그라운드 라이브>와 협업해 새로운 축제를 선보였다. 고정된 무대와 타임테이블 없이 10CM, 에릭남, 어반자카파 등 아티스트들이 ‘깜짝 라이브’를 펼쳤다.
가수 에릭남은 ‘서프라이즈’ 콘셉트에 맞춰 카페 아르바이트생 복장으로 나타났다. 3년 만에 국내 관객과 만난 그는 히트곡 ‘천국의 문’과 ‘굿포유(Good for You)’ 등을 부르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어반자카파 멤버들도 무대와 객석 사이에서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뷰티풀 데이’ ‘목요일 밤’ ‘널 사랑하지 않아’ 등 히트곡을 잇달아 들려주며 가을날의 정취를 더했다. 이번 축제의 ‘시크릿 게스트’ 백지영은 객석 뒤 숲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총 맞은 것처럼’ ‘잊지 말아요’ ‘내 귀에 캔디’ ‘대시(Dash)’를 잇달아 열창하자 축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3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2026 아트포레스트페스티벌 WITH 백그라운드 라이브’ 현장에서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는 관객들. 아르코 제공
3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2026 아트포레스트페스티벌 WITH 백그라운드 라이브’ 현장에 마련된 드로잉 월에 한 관객이 메시지를 남기고 있다. 아르코 제공
클래식과 연극, 뮤지컬도 관객을 만났다. 피아니스트 윤한의 감미로운 연주를 비롯해 연극 <크루즈>의 배우 한민우와 킹키가 무대 곳곳을 누비며 연기를 펼쳤다. 뮤지컬 <식스 더 뮤지컬>과 <두 도시 이야기>의 플래시몹도 진행됐다.
공연장 주변에는 ‘내맘대로 초상화’와 ‘타자기 위의 낭만’ 등 관객 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돼 축제의 재미를 더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입장권 대신 ‘후원’이 티켓 역할을 했다. 아르코는 ‘연극내일기금’에 5000원 이상 기부한 사람을 대상으로 참가 신청을 받았다. 1821건의 후원 가운데 추첨으로 선정된 350명과 동반 1인 등 총 700명이 축제에 초대됐다. 예술인들을 위한 후원이 다시 공연을 즐기는 경험으로 돌아온 셈이다.
연극내일기금은 청년 연극인의 성장과 지속 가능한 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아르코의 모금 캠페인이다. 이번 축제의 사전 응모권 수익과 현장 체험·후원 프로그램 수익 전액이 이 기금으로 기부된다.
‘후원’과 ‘축제’를 결합한 방식은 관객들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전남 광주에서 축제를 찾은 박루미씨(36)는 SNS에서 축제 소식을 접하고 후원에 참여했다. 박씨는 “무대와 객석의 구분을 없애고 예술인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콘셉트가 신박하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세 살배기 딸, 남편과 함께 온 오혜인씨(35)는 “예술인을 후원한다는 좋은 의미가 담겨 있어 기부하고 참여하게 됐다”며 “가족과 함께 재미있게 즐겼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3일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열린 ‘2026 아트포레스트페스티벌 WITH 백그라운드 라이브’의 진행을 맡은 유튜버 제이키아웃. 아르코 제공
올해 축제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도 함께했다. ‘제이키아웃’을 비롯해 ‘권또또’, ‘주호다’, ‘조현아의 평범한 목요일 밤’ 채널이 후원 동료로 참여했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콘텐츠 조회수 1회당 10원을 연극내일기금에 후원하는 프로젝트를 이어왔다.
이범헌 아르코 위원장은 “올해 아트 포레스트 페스티벌은 유튜브라는 익숙한 플랫폼을 통해 대중이 문화예술 후원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문턱을 낮췄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문화예술 후원이 놀이와 축제처럼 친숙하게 일상에 스며드는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주요 공연과 관객들의 모습은 ‘제이키아웃’의 <백그라운드 라이브> 콘텐츠로 제작돼 유튜브에 공개될 예정이다. 아르코는 이를 통해 문화예술을 즐기는 다양한 경험을 전하고 문화예술 후원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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