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봐도 비디오” “놀랄 노자다” 당신도 늙크크?
최근 인스타그램과 X(옛 트위터)에는 ‘이런 말 쓰면 늙크크다’ 라는 소개와 함께 관련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해당 영상(@40chanhee, @wavismm) 갈무리
“안 봐도 비디오다”,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웃기는 짬뽕이다.”
최근 인스타그램과 X에는 ‘이런 말 쓰면 늙크크라더라’, ‘내가 생각하는 늙크크 말투’ 등의 게시물이 잇따르며 ‘늙은 말투’를 소재로 한 밈이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인 표현으로 ‘난리 부르스’, ‘뭘 먹어야 맛있게 먹었다고 소문날까’, ‘놀랄 노자다’ 등이 꼽힌다. 지금은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가 낮아진 표현부터 ‘탈렌트’, ‘테레비’, ‘선전’처럼 과거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쓰이던 단어도 목록에 포함됐다.
‘늙크크’는 SNS에서 확산한 ‘영크크’와 맞물려 등장했다. 영크크는 그룹 코르티스의 곡 ‘YOUNGCREATORCREW’에서 나온 표현으로, 이후 SNS에서 젊고 트렌디한 감각을 지닌 사람이나 분위기를 가리키는 말처럼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늙다’는 의미를 결합해 만들어진 표현이 ‘늙크크’다.
하지만 ‘늙크크’에서 말하는 ‘늙음’은 실제 나이와는 거리가 있다. 주로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 이용자들이 어린 시절 익숙하게 사용했던 말이나 문화를 꺼내놓고 스스로를 놀리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20대 중반을 ‘반 오십’이라고 부르거나, 싸이월드·MP3·비디오테이프 등을 경험했다는 이유만으로 “건강검진 받을 나이”라고 농담하는 ‘나이 자조형’ 밈의 연장선이다.
때문에 댓글창에서도 세대 간 대립보다는 ‘나도 그렇다’는 반응이 쉽게 이어진다. 한 이용자가 “이 표현 아직 쓰는 사람 있나”라고 하면 또 다른 이용자가 “여기 있다”고 답하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경험을 확인한다. ‘늙크크’라는 이름 아래 비슷한 시절을 보낸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다.
김영한 트렌드 분석가는 “과거에는 세대 차이를 패션이나 음악, 콘텐츠처럼 비교적 큰 문화적 요소에서 찾았다면 최근에는 일상적인 단어와 말투처럼 훨씬 작은 차이가 밈의 소재가 되고 있다”며 “SNS에서는 유행이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이전 세대가 자연스럽게 사용했던 표현도 새로운 세대에게는 낯선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늙크크’의 웃음 포인트는 실제로 나이가 들었다는 데 있지 않다”며 “평소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던 말이 어느 순간 ‘옛날 말’이 됐다는 사실에서 오는 의외성과 그 말을 여전히 사용하는 사람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데서 오는 공감이 함께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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