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장모 살해’ 유족…“경찰이 단 한 번만 제대로 대처했어도” [플랫]
‘송파 장모 살해·아내 납치’ 사건으로 숨진 50대 여성의 유족이 피의자 20대 남성 A씨의 신상공개를 촉구했다. 유족은 경찰의 피해자 보호 체계가 미흡했고 신속한 대응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인의 시동생 B씨는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에 마련된 한 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피의자 신상공개는 당연히 해야 한다”며 “전 국민이 파렴치한 그 얼굴을 다 봐야 한다”고 말했다. B씨는 납치를 당했던 A씨 아내 C씨의 작은 아버지이기도 하다.
서울 송파구의 한 장례식장에 ‘송파 장모 살해·아내 납치’ 피해자의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13일 빈소를 유족들이 지키고 있다. 하주언 기자
B씨는 이번 사건에서 경찰의 대응이 부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형이 경찰에 강압적인 조치를 요구했는데도 ‘기다려라. 업무가 많고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최선’이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이어 “이 일 때문에 형이 두세 달 일을 쉴 정도였다”며 “경찰이 스마트워치를 준다고 해도 순식간에 일이 발생할 것 같은데 경찰은 임시조치 외엔 특별한 조치를 해주지 않으니까…”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찰에 대한 불신도 토로했다. 그는 “압수수색을 세번 시도했는데 (피의자가) 집과 근무지에 없었다고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게 말이 되냐”고 말했다. 이어 “뉴스를 검색해보니 부산과 제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말로만 개선한다고 하니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될 것 같다”고 했다.
유족은 A씨가 아내 C씨와 교제하던 시절부터 1년간 감금과 폭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B씨는 “교제 중 조카(C씨)가 (피의자의) 전과 사실을 알게 됐고 헤어지려고 하자 그때부터 본모습이 나왔다”며 “감금과 폭행이 1년 넘게 이어졌고 진단서만 수십장에 달한다”고 했다.
혼인신고 역시 강압에 의해 이뤄졌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C씨가 동사무소 문턱에서 혼인신고를 못 하겠다고 말할 때마다 피의자가 집에 데려가 폭행했다”며 “동사무소에서도 의심을 제기하지 않았고, (경찰은) ‘기다리라’고만 했다. 한 번이라도 잘 대처했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유족은 A씨가 가족 신변을 볼모로 C씨를 협박해왔으며, C씨와 가족을 해할 목적으로 흥신소 직원을 고용하는 등 범행을 계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씨는 “피의자가 조카에게 발설하면 (가족을) 다 죽여버린다고 했다”며 “조카의 신분증을 찍어두고 지우려 하면 폭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흉기를 미리 준비해 일면식도 없는 형수님에게 달려들었는데, 이게 어떻게 우발적 살인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며 보복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다만 A씨 차 안에 범행 당시 사용한 흉기 외에 다른 흉기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B씨는 “A씨의 지인들이 발인식이 끝난 뒤 보복하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A씨의 발인식은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시작됐다. 유족들은 오전 10시51분쯤 운구버스를 타고 장지로 향했다. 발인이 시작되기 전 빈소에 모인 유족들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훔쳤다. 말 없이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위로하기도 했다. 고인의 시어머니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었다며 “나에게도 딸들에게도 너무 잘하던 며느리”라며 눈물을 흘렸다.
법원은 전날 오후 존속살해와 특수감금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A씨의 계획·보복 범죄 정황과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15일 언론 공지를 통해 “송파구에서 지난 11일 발생한 존속살해 등 사건과 관련해 다음주 초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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