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각형 실직자’는 없다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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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레오 셰프가 한 유튜브 채널에서 말한 경험담이 뒤늦게 화제다. 그는 일본에 갔을 때 ‘실업급여를 받아서 놀러 온 남자애들’이 사진 촬영을 요청했으나 “취직하면 찍어줄게요”라며 거절했다고 한다. “세금으로 놀러 갔다. 더 싫다”라는 생각도 밝혔다. 이를 전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글에는 “넘어진 김에 쉬어 가는 게 죄냐”는 댓글도 있었지만, “나라에 도둑이 많다”는 댓글이 더 많았다.
1996년부터 지급된 구직급여(실업급여)가 노동자와 사업주가 평소 절반씩 낸 고용보험료에서 주로 나온다는 사실이나, 수급 중 해외여행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는 사실은 이번 논쟁에서 그리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수급자가 법적으로 처벌 대상인 부정수급(이직 사유나 구직 활동 등을 거짓 신고해 급여를 받는 행위)을 했는지만을 따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대중은 구직급여 수급자가 부도덕한 소비를 하지 않는지도 캐묻는다. 2023년에는 ‘샤넬 선글라스’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실업급여를 두고 달콤한 보너스라는 뜻의 ‘시럽(syrup)급여’라는 표현을 언급하기도 했다. 물론 법은 정당하게 급여를 받은 수급자의 소비 내역을 문제 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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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급여 수급자는 왜 법적 자격을 넘어 도덕적 자격까지 갖추라는 요구를 받는 걸까. 2000년 네덜란드 틸뷔르흐대학교 소속 사회학자 빔 판오르스홋(Wim van Oorschot)이 발표한 논문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논문은 사람들이 누가 복지 지원을 받을 만한지 판단할 때 어려움에 처한 책임이 본인에게 얼마나 있는지(통제), 얼마나 협조적인지(태도), 사회에 얼마나 기여했거나 기여할 것인지(상호성), 우리와 얼마나 가까운지(정체성), 얼마나 도움이 절실한지(필요)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5가지 조건을 고루 잘 갖춘 ‘오각형 실직자’만 구직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회 인식은 이제 바뀌어야 할 때가 됐다. 현재 비자발적으로 실직한 뒤 재취업 활동을 하는 상용노동자는 120~270일 동안 ‘퇴직 전 3개월간 평균임금의 60%’를 구직급여로 받는다. 하한액은 최저임금의 80%다. 그나마도 구직급여를 아예 못 받거나 적게 받는 이들도 많다. 생계비를 충당하고 남은 구직급여로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실직자가 몇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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