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교부세율 조정 논의를” 당정 “지원 얇아지지 않을 것”
김민석, 광역단체장들과 인사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에서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첫번째),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두번째), 신용한 충북도지사(오른쪽)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여당이 지방정부의 재정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반도체 호황으로 세수가 늘어 지방 몫도 커질 것으로 기대됐지만, 정부가 신설된 미래대응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교부세 산정 기준인 내국세를 조정하기로 하면서 지자체들의 반발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대응기금 당정협의를 열고 지방교부세 감소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인 박찬대 인천시장은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정부일수록 작은 변화에도 영향이 크다”며 교부세율 조정도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부터 반도체 호황 등에 따른 추가세수를 활용해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할 예정이지만 재원 마련 과정에서 지방교부세 산정 방식이 달라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동안 지방교부세는 내국세 수입의 일정 비율을 지방에 나눠주는 구조였다. 정부는 앞으로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으로 넘기는 금액을 먼저 뺀 뒤 남은 돈을 기준으로 교부세를 계산할 방침이다. 교부세율은 그대로지만 모수가 줄어드는 만큼 지방에 돌아가는 교부세도 기존보다 감소할 수밖에 없다.
정부 예산안에 따르면 이 같은 산식 변경으로 내년 정률분 지방교부세는 기존 산식을 적용했을 때보다 30조5000억원 적게 편성됐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에 지방계정을 설치하고 지방미래성장지원금과 지역 산업·인재·의료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등 지방 지원 규모가 줄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방미래성장지원금도 내년 3조5000억원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방정부 지원은 결코 얇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지방 세수가 부족하거나 재정 자율성이 악화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잘 듣고 있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도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듣겠다”고 했다.
이날 협의에선 당장 뚜렷한 대안이 나오지 않았지만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총액뿐 아니라 지방정부에 예산 재량권을 더 주는 방향 등으로 수정·보완될 가능성은 있다. 지방정부에 자율권이 상대적으로 더 큰 지방미래성장지원금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우상호 강원지사는 당정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짜인 안대로 가는 것은 어렵지 않겠나”라며 “조금 수정·보완하자는 정도의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전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회 심의 과정에서 현행 방식과 비교해 지방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김유찬 전 조세재정연구원장은 “지방정부가 사업을 선택하고 원칙에 따라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며 “지방이 주도권을 갖되 일정 부분 지방비도 부담하도록 하면 재정 책임성과 자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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