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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은행 파산 사흘 만에 대통령도 몰락···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파면에 중남미 우파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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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우에노 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한 직무상 비위 및 이해충돌 의혹으로 파면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우에노 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한 직무상 비위 및 이해충돌 의혹으로 파면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AFP연합뉴스

파라과이 국민 절반이 이용하던 디지털 은행의 부실 위기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48)이 6일(현지시간) 파면됐다. 경제통 출신으로 약 3년의 재임 기간 파라과이의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우에노 은행 관련 지분 보유 이력 및 유착 정황이 드러나면서 은행 파산의 책임을 면하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밀착해 온 중남미 우파를 대표하는 청년 정치인이 몰락하면서 역내 우파 연쇄 집권을 뜻하는 ‘블루타이드’ 흐름에도 한층 강한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파라과이 매체 오이(HOY)에 따르면 파라과이 상원은 전날 의원 45명 중 44명이 출석한 가운데 출석의원 만장일치로 페냐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우에노 은행 부실 사태와 관련한 직무상 비위 및 이해충돌 의혹으로 지난 4일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지 이틀 만이다.

애초 여당인 콜로라로당이 상·하원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소추안 가결 가능성이 불투명했지만, 지난 5일 하원에 이어 6일 상원에서도 출석의원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 양원 출석의원 만장일치로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파라과이 헌정사상 처음이다.

이로써 페냐 대통령은 2012년 페르난도 루고 전 대통령에 이어 파면된 두 번째 대통령이 됐다. 파라과이중앙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을 거친 경제통 출신으로 2023년 파라과이 최연소 대통령에 오른 지 약 3년3개월 만이다. 2년여 남은 임기는 페드로 알리아나 부통령이 이어받는다.

페냐 대통령의 몰락은 우에노 은행 부실 사태에서 촉발됐다. 우에노 은행은 파라과이 인구 약 절반에 달하는 약 3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디지털 은행이었다. 연금을 비롯해 8억달러(약 1조1000억원) 규모의 공적기금도 운영해왔다. 하지만 지난 3일 파라과이중앙은행은 우에노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법정 최저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자 청산 절차에 착수했다. 계좌 동결로 예금을 인출할 수 없게 되자 전국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재임 중 우에노 은행과의 유착 의혹이 잇따랐던 페냐 대통령은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그는 취임 이후 우에노 은행장을 지낸 카를로스 카르바요를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했고, 우에노 은행의 모기업인 바스케스 그룹의 지분을 보유했다가 지난해 3월에서야 매각했다. 페냐 대통령은 지급 불능 문제에 관한 위기 신호를 은폐하거나 축소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파면 직후 가택 연금에 처했던 페냐 대통령은 7일 법원 명령으로 수도 아순시온에 있는 군 시설에 구금됐다. 페냐 대통령은 ‘배임 및 사익 추구를 위한 부당 경영’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변호인단은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파라과이 정치의 고질적인 부패 문제가 표면화한 결과로 평가된다. 영국의 위기분석기업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의 마리아노 마차도 분석가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페냐 정부의 급속한 붕괴는 부패와 정실주의로 얼룩진 파라과이 경제 발전의 뿌리 깊은 문제”를 보여준다며 소수 집단에 의해 권력이 좌우돼 온 제도적 환경을 지적했다.

향후 파라과이의 정치적 혼란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장일치 탄핵 결정은 지난 75년간 파라과이를 통치한 우파 성향 콜로라도당 내부 분열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대통령직을 승계한 알리아나 부통령 역시 콜로라도당 출신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불신 여론도 적지 않다. 파라과이 시민 에드손 바스케스는 “알리아나 부통령 역시 우에노 은행 사태에 대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대통령 파면 사태로 파라과이의 대외 신인도에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남미에서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였던 파라과이는 2024년 사상 처음으로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투자적격 판단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인 11억5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파라과이가 국제 사회에 내세워 온 정치·경제적 안정성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FT는 대통령 파면과 주요 은행의 몰락이 “세계 보수 진영에서 칭송받아 온 자유시장 경제의 성공 신화에 균열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페냐 대통령의 몰락은 중남미 블루타이드 흐름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AFP는 “페냐의 해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남미 동맹 네트워크에 또 다른 타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페냐 대통령은 중남미 우파를 대표하는 청년 정치인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미국과의 밀착을 강화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젊고 잘생긴 친구”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과도 만났다.

앞서 지난달 브라질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이 친트럼프 성향 우파 후보를 꺾고 승리하며 블루타이드 흐름에 제동을 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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