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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7, 2026

“코인,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건 흐르는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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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조폐공사 제공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조폐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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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코인이 현실에서 흐르게 하는 통로다.”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7일 출간한 <세상을 바꾸는 화폐이야기>에서 “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려면 그것을 실제로 쓸 수 있게 해주는 유통·결제·정산 인프라(기반)가 반드시 요구된다”며 “조폐공사가 이미 구축해놓은 ‘착’(chak)과 온누리상품권 통합 플랫폼이 그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착’은 조폐공사가 전국 지자체의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을 통합 관리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한 블록체인 기반의 공공 서비스 플랫폼이며, 온누리상품권 통합플랫폼 ‘디지털 온누리’는 종이·카드·모바형 상품권을 한데 묶어 관리하는 공공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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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사장은 “지역화폐와 스테이블코인이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만나는 순간, 두 시스템이 각각 가진 정책 효과와 기술 편의성이 동시에 실현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경우 소비자는 그 코인을 ‘착’ 앱에서 충전해 동네 시장에서 쓸 수 있고 온누리상품권 플랫폼을 통하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도 동일하게 쓰인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변동성 암호화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 등 실제 자산의 가치에 연동돼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전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는 2025년 말 기준 450조원(3000억달러)에 이르며, 5년 내 4000조∼50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기업 간 결제, 무역대금 정산 같은 실거래에 활용되고 있으며 낮은 수수료, 실시간 정산 같은 이점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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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도 업비트를 비롯한 국내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USTD) 같은 스테이블코인을 산 뒤 이를 바이낸스나 바이비트 같은 해외 거래소로 보내 환전, 선물거래 따위에 활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국내 5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계정 투자자의 가상자산 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121조8천억원, 이 중 스테이블코인은 8723억원 수준이다. 스테이블코인을 두고는 불법 자금세탁·유출 같은 검은 거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에선 법 체계 미비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아직 발행할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담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추진 중이며, 국회 정무위원회에 관련 법안이 여럿 상정돼 있다. 케이비(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기관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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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사장은 “현재 지역 화폐는 지역마다 운영 사업자가 다르고 시스템이 제각각이어서, 연동할 때마다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스테이블 코인 기반의 표준화된 프로토콜(규칙)이 도입된다면 조폐공사의 플랫폼이 그 표준을 실질적으로 정의하는 허브(중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복지급여처럼 특정 용도로만 쓸 수 있도록 설계된 목적기반화폐(PBM)를 통한 공공정책의 목적 달성에도 공사의 플랫폼이 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중은행이 코인을 발행하고 조폐공사의 목적기반화폐 플랫폼에서 코인의 사용처와 조건을 설계하면 공공정책의 정밀도가 지금과 비교할 수 없게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민간 영역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함께 주목을 받는 것은 한국은행 주도의 디지털화폐 시비디시(CBDC)와 예금토큰 도입 방안이다. 한은은 지난해 ‘프로젝트 한강’ 1차 테스트를 통해 시중은행과 함께 시비디시와 예금토큰 발행·유통 구조를 검증한 데 이어 2차 실거래 테스트에서 시비디시 기반의 예금토큰을 결제와 송금 환경에서 검증할 계획이다. 여기서는 정부 재정자금을 예금토큰으로 집행하는 시범사업을 병행한다.

성 사장은 “공사는 민간의 경쟁자가 아니라 인프라 제공자”라며 “예금토큰이 지역화폐나 온누리상품권 발행·유통과 연계되고 사용자가 이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공공 플랫폼을 제공하는 공적 역할을 모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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