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민생지원금 지자체별 '온도차'…추석 앞 지급·제동 엇갈려

단기 소비 진작 vs 재정 건전성 훼손…"현금성 지원 정치적 유인 크지만 정책효과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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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사천=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경남지역 시·군이 잇따라 민생지원금 지급을 추진했으나, 지자체별로 재정 여건과 정책 우선순위에 따라 엇갈린 행보를 보인다.
12일 경남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 침체와 고물가로 위축된 지역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전 주민 대상 보편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대규모 재정 부담을 우려해 지급 계획을 철회하거나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사례도 잇따르며 추석 명절을 앞두고 지급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현재 지원금 지급에 나선 곳은 의령군, 통영시, 하동군, 김해시 등이다.
의령군은 지난달 10일부터 전 군민에게 1인당 50만원의 의령사랑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으며, 통영시는 1인당 35만원 규모의 '통영형 민생회복지원금'을 신청받고 있다.
하동군 역시 군민 1인당 30만원 상당 지역화폐를 지원 중이다.
김해시는 전 시민 53만7천여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544억원 규모의 민생경제지원금을 편성해 오는 17일부터 신청을 받을 방침이다.
반면 창원시와 사천시, 양산시 등은 대규모 재정 소요와 지속성 부족 등을 이유로 지급 계획을 철회하거나 제동을 걸었다.
창원시는 고물가 부담 완화를 위해 지원금 지급을 검토했으나, 지급 방식과 재정 규모 등을 종합 검토한 끝에 지난달 27일 계획을 보류하고 가용 재원을 미래 성장 기반 투자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사천시도 당초 지급 여부를 고민했으나, 한정된 지방재정을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 교통·주거 기반 확충 등 중장기 지역 인프라에 우선 투입하기로 결론지었다.
양산시의 경우 주민들이 직접 발의한 민생지원금 조례안이 시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급을 확정한 지자체 내부에서도 반발과 우려가 나온다.
김해시의회에서는 지방채 잔액이 1천797억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545억원 규모의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민생지원금 지급을 둘러싼 찬반 여론과 정책적 명암도 뚜렷하다.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되는 민생지원금은 단기적으로 역내 소비를 강제해 영세 자영업자와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 가계의 숨통을 틔우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것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일회성 소비 진작에 그쳐 중장기적인 경기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고, 지자체 간 지급 여부와 금액 차이로 인한 주민들간 상대적 박탈감이 발생하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특히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탓에 도로·복지·산업 등 필수 공공 인프라 투자 예산이 삭감되는 등 재정 건전성을 훼손하는 '포퓰리즘성 현금 살포'라는 비판도 피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한정된 예산 배분의 우선순위와 정책 실효성을 따져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민병익 경상국립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자영업 도태 등을 막기 위해 마중물 성격으로 경기 부양이 더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면 배분 차원에서 잘못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공재 투자와 달리 현금성 지원은 주는 쪽도 표가 오르고 받는 쪽도 체감도가 높아 정치적 유인이 크지만, 재정학 관점에서 보면 장기적인 정책 효과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정 산업의 초과 소득을 환수해 나누는 중앙정부 차원의 재분배는 효과가 있다"며 "교부세에 의존하고 자체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가 일회성 현금을 살포하는 것은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home1223@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9월12일 08시3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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