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난 비정규직 4명 중 3명은 ‘보건·복지’…7년 새 89만명 늘어
지난 3월 27일 서울 시흥5동 주민센터에서 한 어른신이 통합돌봄 신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9년 이후 늘어난 비정규직 근로자 4명 중 3명은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에 따른 의료·돌봄 수요 확대로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일자리가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대다수가 비정규직에 집중되면서 고용의 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25일 국가데이터처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보건·사회복지업 비정규직 근로자는 186만7000명으로 2019년 8월(97만8000명)보다 88만9000명(9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비정규직 근로자는 748만1000명에서 867만1000명으로 119만명(15.9%) 늘었다. 전체 비정규직 순증분(119만명)의 74.7%가 보건·사회복지업(88만9000명)에서 발생한 셈이다.
보건·사회복지업에서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훨씬 빠르게 늘었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119만5000명에서 150만6000명으로 31만1000명(26.0%) 증가했다. 증가율로는 비정규직(90.9%)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보건·사회복지업의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45.0%에서 55.4%로 10.4%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비정규직(135만6000명)이 정규직(121만6000명)을 처음 넘어섰고, 올해는 격차가 36만1000명까지 벌어졌다.
국가데이터처는 2019년 국제노동기구(ILO)의 새로운 종사상 지위 분류에 따른 병행조사로 기간제 근로자가 추가 포착된 점을 고려해 비정규직 증감은 2019년 이후 수치끼리 비교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시간제 근로자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보건·사회복지업 시간제 근로자는 2019년 62만1000명에서 올해 138만4000명으로 76만3000명(122.9%) 늘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이 업종 비정규직 가운데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63.5%에서 74.1%로 10.6%포인트 상승했다. 비정규직 10명 중 7명 이상이 시간제 근로자인 셈이다.
전체 노동시장의 비정규직 비중 상승도 사실상 보건·사회복지업이 주도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전체 임금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36.4%에서 38.5%로 2.1%포인트 높아졌지만, 보건·사회복지업을 제외하면 35.4%에서 35.5%로 0.1%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올해만 보더라도 이 업종 비정규직은 전년보다 11만2000명 늘어 전체 비정규직 증가분(10만3000명)을 웃돌았다. 다른 산업에서는 비정규직이 9000명 줄었지만, 보건·사회복지업의 증가분이 이를 상쇄했다.
최근 국내 취업자 증가세도 보건·사회복지업이 이끌고 있다. 지난 9월 이 업종 취업자는 전년보다 20만7000명 늘어 전체 취업자 증가분(11만3000명)을 웃돌았다. 숙박·음식점업(-9만7000명), 농림어업(-9만4000명) 등 다른 산업에서 일자리가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고령화에 따라 의료·돌봄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보건·사회복지업의 비정규직 중심 고용 구조가 고착화하면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비중도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대표는 “돌봄서비스는 상시 고용 관계보다 건별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적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민간 영역에서도 돌봄 종사자들의 고용을 안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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