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의 훈련 축소, 한반도 정세·안보 영향 주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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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한-미 연합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할 것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국시각으로는, 17~27일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시작되는 당일 오전의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북한의 김정은과 나의 매우 좋은 관계를 고려할 때, 미국이 오래전에 한국과 연합군사훈련에 참여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훈련은) 비용이 많이 들고, 이 비용의 상당 부분을 미국이 부담한다”고 말했다. 이어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는 점을 고려해”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했다.
이번 지시는 이란전 장기화로 정치적인 수렁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북-미 대화 재개를 추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민감하게 여기는 까닭에, 그간 한-미 연합훈련의 유예나 축소는 북한과의 대화 여건 조성을 위한 조처로 활용돼왔다. 청와대도 이날 “북·미 정상 간 우호적인 관계가 의미 있는 북-미 대화로 이어짐으로써, 한반도에서 평화와 안정을 진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종전을 향한 당사국 간 협의’를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북-미 간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칫 한국이 배제되고 북-미 간 ‘직거래’를 하는 ‘한국 패싱’ 현상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정부는 북-미 간 움직임을 주시하며, 명실상부한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 또한 2019년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 실패 이후, 꾸준히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고 러시아·중국과 관계를 강화해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손짓에 호응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관측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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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훈련 시작 당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방적으로 발표된 점은 유감스럽다. 동맹국인 한국을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을 뿐 아니라, 한-미 동맹이 견고한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 또한 커질 수 있다. 한반도 긴장 완화가 추진되더라도, 그 과정에서 한-미 동맹을 통한 대북 억제력 확보라는 목표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사양하겠다’고 말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 훈련 축소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진의가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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