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략 바꾸는 벤츠…CLA·GLC로 한국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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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시장에서 전기차 비중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가 기존 인기 차종을 전기차로도 선보이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별도의 전기차 모델인 이큐(EQ) 시리즈를 중심으로 전동화를 추진하던 데에서 나아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차세대 전기차 기술을 적용하는 전략이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19일 서울 성동구 ‘메르세데스-벤츠 스튜디오 서울’에서 전기 세단 ‘디 올-뉴 일렉트릭 씨엘에이(CLA)’와 전기 에스유브이 ‘디 올-뉴 일렉트릭 지엘씨(GLC)’를 출시하고 주요 기술과 국내 판매 계획을 소개했다. 지난 9월 사전계약을 시작한 씨엘에이는 약 1천건, 지난 7월부터 사전계약을 받은 지엘씨는 약 2500건을 기록했다. 벤츠 쪽은 올해 판매 예정 물량이 모두 마감됐다고 밝혔다. 두 차종은 다음 달 중순부터 고객 인도가 시작된다.
이번 신차 출시는 벤츠가 추진해 온 전동화 전략의 변화를 보여준다. 벤츠는 2019년 이큐씨(EQC)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뒤 이큐에스(EQS)· 이큐이(EQE) 등 전기차 모델을 잇달아 출시했다. 2021년에는 시장 여건에 맞춰 2030년까지 순수전기차로 전환할 준비를 마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지만, 예상보다 전기차 수요가 더디게 늘어나면서 전환 속도를 조절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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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린 에미라 벤츠코리아 대표이사는 이날 “차세대 전기차 아키텍처를 처음 적용한 두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동화 여정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의미한다”며 “단순히 전기차 제품군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의 기준을 한 단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씨엘에이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모듈형 플랫폼인 메르세데스-벤츠 모듈형 아키텍처(MMA)가 처음 적용됐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에 따라 두 동력원을 유연하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에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한 씨엘에이 200과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를 탑재한 씨엘에이 250+ 등 전기차 5개 트림과 48볼트(V) 하이브리드 모델 2개 트림을 선보인다. 전기차 가격은 5290만~6770만원이며, 국내 인증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각각 342㎞와 47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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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대표적인 중형 에스유브이인 지엘씨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에 서로 다른 플랫폼을 사용한다. 전기 지엘씨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아키텍처(MB.EA)를 최초 적용했다. 기존 내연기관·하이브리드 모델은 종전 플랫폼을 기반으로 생산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전기 지엘씨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84㎜ 길어지고 뒷좌석 다리 공간도 47㎜ 넓어졌다. 국내 판매 가격은 9000만~9480만원이며,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최대 448㎞다. 내년 상반기에는 지엘씨 400 4매틱 전기차도 추가할 예정이다.
회사는 향후 모듈형 플랫폼을 지엘비(GLB) 등 소형차 라인업으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중형 및 대형 차종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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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량에는 공통적으로 벤츠가 자체 개발한 차량 운영체제 ‘엠비오에스’(MB.OS)가 적용됐다. 인포테인먼트뿐 아니라 주행 보조, 차체·편의 기능, 충전 등 차량의 주요 기능을 통합 제어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챗지피티(ChatGPT)와 마이크로소프트 빙(Bing)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음성비서와 국내 고객을 위한 티맵 오토 내비게이션 등도 제공한다. 800볼트 고전압 시스템을 적용해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약 20~22분 만에 급속충전할 수 있다. 좁은 길에서 직전 주행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후진하는 ‘후진 매뉴버링’ 기능 등은 추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

벤츠는 앞으로도 전기차와 내연기관을 병행하는 전략을 유지할 방침이다. 에미라 대표이사는 “향후 10년, 그리고 그보다 조금 더 긴 기간 동안 제품 라인업은 이중 전략의 단계를 거치게 될 것”이라며 “순수전기차와 고효율 첨단 내연기관차를 모두 제공해 고객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모델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넘어야 할 관문은 작지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국내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 3만4904대 가운데 전기차는 1만8181대(52.1%)로 절반을 넘었다. 반면 벤츠는 전체 신규 등록 대수 5477대 가운데 전기차가 104대(1.9%)에 그쳤다. 같은 달 테슬라는 전기차 1만2372대, 비엠더블유(BMW)는 786대를 등록했다. 벤츠 전기차가 전체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6%에 불과했다. 벤츠로서는 이번 신차를 통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 전기차 화재로 불거진 안전성 우려도 남아 있다. 2024년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이큐이(EQE)에는 중국 파라시스의 배터리 셀이 탑재돼 있었다. 이번에 출시한 씨엘에이와 지엘씨에는 중국 씨에이티엘(CATL)의 배터리 셀이 사용된다. 이날 전기차에 대한 시장의 우려와 신뢰 회복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상국 벤츠 코리아 부사장은 “신뢰 회복은 저희에게 되게 중요한 내용”이라며 “전기차 시장에서도 더욱 앞서 나가고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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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도 과제다. 씨엘에이 전기차는 5290만원부터 시작하지만, 테슬라 모델3 후륜구동 모델은 4699만원에 판매된다. 전기 지엘씨 역시 경쟁 차종인 비엠더블유 아이엑스3(iX3)의 시작 가격인 7990만원보다 1010만원 비싸다.
김은중 벤츠코리아 제품 및 세일즈 부문 총괄 부사장은 “경쟁사 동향과 내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 등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사양을 줄이거나 가격을 크게 낮추는 방향은 선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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