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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AI, 2년치 작업 이틀에 완성하지만 가치를 담는 건 결국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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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 클링 에이아이(AI)로 영화 제작 재상상하기’ 콘퍼런스 현장에서 발언하는 김성수 감독. 김민제 기자
1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 클링 에이아이(AI)로 영화 제작 재상상하기’ 콘퍼런스 현장에서 발언하는 김성수 감독. 김민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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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의 세월이 걸렸던 작업이 어떻게 이틀 만에 만들어진단 말인가.”

영화 ‘서울의 봄’을 연출한 김성수 감독은 최근 인공지능(AI) 프로그램 클링4.0을 활용해 단편 영화 ‘웜 트레인’을 제작 중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직장 생활에 치이던 한 청년이 눈을 떠보니 벌레로 변신하는 이야기다. 소설과의 차이점이 있다면 그는 출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물이 흐르는 커다란 벌레가 된 그는 낯설어진 몸으로 지하철에 올라탄다. 기존 방식대로 특수시각효과(VFX)를 활용해 벌레를 만들어내려면 2년이 걸렸겠지만, 인공지능을 만난 뒤로는 감독의 머릿속을 시각화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이틀로 줄었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11일 오후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중국 인공지능 영상 생성 기업 클링이 참여해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 클링 에이아이(AI)로 영화 제작 재상상하기’라는 주제로 대화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ACFM)의 한 세션이다. 이 자리에는 김 감독을 비롯해 현해리 감독 겸 콘텐츠 제작사 무암 대표, 일본, 미국, 유럽 등지에서 다양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한 리웨이 감독, 이상욱 문화방송 시앤아이(MBC C&I) 인공지능 콘텐츠랩 총괄이 참여했다. 이들은 인공지능이 영화 제작 현장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효율적인 도구라면서도 영화를 영화답게 하는 인간의 상상력을 대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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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 클링 에이아이(AI)로 영화 제작 재상상하기’ 콘퍼런스 현장. 김민제 기자
1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 클링 에이아이(AI)로 영화 제작 재상상하기’ 콘퍼런스 현장. 김민제 기자

김 감독은 인공지능을 활용하니 자신이 상상하는 게 곧바로 눈앞에 보였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감독의 머리에 있는 상상을 실제 화면으로 만들려면 적어도 1∼2년 걸린다. 영화 ‘서울의 봄’은 작품에 참여한 이래로 4년이 넘어서 그 장면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웜 트레인’의 경우, 올해 2월 말 구상했고 시나리오를 떠올리는 순간 첫 장면과 제일 중요한 인물이 변하는 순간을 처음 생성했다”고 전했다. 이어 “제 시나리오를 먼저 검열했던 건 예산과 기술력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리웨이 감독은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일해오면서 제 작업 도구도 종이와 펜에서 디지털 페인팅, 오늘날의 인공지능으로 바뀌었다. 도구가 바뀔 때마다 생산성의 문제가 해결됐다. 창작자들은 자기가 어떤 걸 표현할지에 대해서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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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 클링 에이아이(AI)로 영화 제작 재상상하기’ 콘퍼런스 현장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상욱 문화방송 시앤아이(MBC C&I) 콘텐츠랩 총괄 프로듀서. 김민제 기자
11일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열린 ‘새로운 영화적 가능성: 클링 에이아이(AI)로 영화 제작 재상상하기’ 콘퍼런스 현장에서 발표하고 있는 이상욱 문화방송 시앤아이(MBC C&I) 콘텐츠랩 총괄 프로듀서. 김민제 기자

다만 참석자들은 인공지능은 어디까지나 도구일 뿐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힘은 인간에게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 감독은 “똑같은 카메라를 줘도 어떤 사람은 걸작을 만들고 누군가는 평범한 영상을 만든다. 인공지능도 마찬가지다. 인공지능은 아주 쉽게 이미지를 만들어주지만 어떤 이미지를 만들고 어떤 장면과 장면을 부딪치게 만들지는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이 영화를 망치러 온 파괴자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런 걱정을 안 한다. 기술은 상상하는 모든 걸 다 보여주겠지만 그 영상에 가치를 담는건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리웨이 감독도 “인공지능은 수천가지 파도와 100가지 연기 방식을 만들어낼 수 있지만, 어떤 버전을 선택할지는 오직 감독만이 결정한다. 결국 인공지능은 도구일 뿐이고 작품의 나아갈 방향은 결국 감독이 정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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