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왜 ‘북조선’이라고 부를까 [특파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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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재 | 도쿄 특파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19일부터 16일간 열전에 들어간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북한선수단의 출전이다.
북한은 14개 종목에 선수 100여명, 지원 인력 등을 포함해 전체 180여명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했다. 고철호 북한올림픽위원회(NOC) 서기장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 한 인터뷰에서 “큰 성과를 안아오기 위해 지난 4년간 준비를 해왔다”고 각오를 다졌다.
북한선수단 출전으로 새삼 주목받는 게 ‘북한 국호’ 문제다.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올림픽위원회 연락관인 송수일 재일본조선인체육연합회 사무국장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언론에 “북조선이 아니라 정식 국호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디피알케이(DPRK) 명칭을 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정식 국호와 약칭 ‘조선’이 있는데 유독 일본에선 국내에 임의로 굳어진 ‘북조선’(기타초센)으로 이른다는 것이다. 송 국장은 “국호를 정확히 사용하는 것은 선수들의 존엄을 지키고 그들을 지나친 정치적 편견으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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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까지 일본에선 북한을 ‘호쿠센’(북선·北鮮)으로 이르기도 했다. 당시 재일동포들을 중심으로 ‘호쿠센’이 일제강점기 일본식 비하 표현이었다는 점을 들어 언론 등에 시정을 요구했고 이후 ‘북조선’이란 표현이 일반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야마 마사하루 호세이대 교수는 2004년 논문에서 “과거 ‘호쿠센’은 경멸적 호칭이어서 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며 “현재 ‘북조선’이란 표현은 ‘조선’이 한반도 전체를 가리킨다는 일본어 모국어 사용자의 어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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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 스포츠대회를 계기로 정식 국호 사용을 요구해온 것도 50년이 넘었다. 삿포로 겨울올림픽(1972년) 한해 전, 프레올림픽 때 정식 국호 사용을 요구한 게 대표적이다. 일본 미디어종합연구소 ‘방송리포트’에 따르면, 당시 일본신문협회가 이 문제를 논의해 주요 언론들이 한 기사에 한차례 ‘북조선/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병기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하지만 1990년대 산케이신문과 요미우리신문이 ‘북조선’ 단독 표기로 전환했고, 2000년대 이후에는 교도통신과 엔에이치케이(NHK) 방송 등 대부분 언론이 정식 국호를 표기하지 않고 있다. 총련 등은 2002년 북-일 평양선언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가 공식화한 뒤, 북한에 대한 강한 반감이 정식 국호 병기도 하지 말자는 흐름으로 이어졌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국에도 ‘북한’ 명칭과 관련해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남북이) 서로 이름을 불러주는 것을 첫걸음으로 주적 등 서로에 대한 대결과 혐오의 언어를 멈춰야 한다”며 정식 국호 사용을 제안했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선의대로 하는 게 결론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전에 플러스가 되는지 약간의 의문이 들 때도 있다. 고민을 많이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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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이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이 지난 7월 ‘평화공존의 조건과 조선 호칭 논쟁' 보고서에 담은 의견을 귀담아들을 만하다. “상대의 정당한 약칭인 ‘조선’을 마주하는 것은 비로소 상대를 온전한 대화의 파트너로 바라보는 상호 존중과 평화 지향의 실질적인 시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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