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정성 논란 부른 대입수시 원서 접수 먹통 사태
2027학년도 대학 입학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 지난 7일 경기 수원시 아주대학교 입학처에 안내문이 붙어있다. 연합뉴스
2027학년도 대입 수시 원서접수 마지막 날인 지난 11일 시스템이 마감 직전 다운돼 접수시간을 1시간 연장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원서접수 대행사 두 곳 중 하나인 ‘유웨이어플라이’에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장애가 발생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접수 마감시한을 오후 7시로 연장해 일정을 마무리했지만, 갑작스러운 장애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마음을 졸여야 했다. 마감 전날 이미 접속장애 경고등이 켜졌음에도, 안일하게 대처하다 혼란을 자초한 만큼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수험생 간 지원 기회의 형평성을 두고 논란이 커질 우려가 있다.
접수 시스템이 먹통이 된 건 마감을 불과 10분 앞둔 오후 5시50분쯤으로 30분이 지나서야 복구됐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난 것도 기막히지만, 전날 밤 접속장애가 발생하는 오류가 있었음에도 허술한 시스템을 방치한 점이 더 큰 문제다. 더구나 대입 원서 인터넷 접수는 2005년에도 서버 마비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정부가 국가 공통원서접수 시스템 구축에 나섰지만, 기존 민간 업체들과의 법적 분쟁 끝에 2014년 ‘국가 표준·민간 운영’이라는 기형적 절충안으로 후퇴하고 말았다. 결국 밥그릇 싸움에 밀려 정부가 손을 놓은 대가를 수험생들이 치르게 된 것이다.
당초 마감시간 안에 원서를 낸 학생들은 불이익을 당하게 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수시모집 특성상 경쟁률을 살펴보며 눈치작전을 벌이는데, 일부 대학이 원래 마감시간인 오후 6시에 학과별 지원 현황을 공개했기 때문에 제출을 미뤘던 학생들이 더 유리한 조건에서 지원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반면 뒤늦게 원서를 낸 학생들 또한 조급한 마음에 원하는 대학이 아니라 접속 가능한 대학에 일단 지원했을 수 있다.
한국 대학 입시에서 ‘공정’은 다른 어느 분야보다 민감하다. 인터넷 원서접수에 취약점이 노출된 만큼 전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당국은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신속한 피해 구제 기준을 마련하고, 향후 입시 관리 전반에 철저히 임해야 한다. 교육부가 예고한 대로 근본적인 대책 마련도 서둘러야 한다. 특정 민간 대행사에 원서접수를 의존하는 현행 독과점 구조를 전면 개편하지 않으면 근본적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단순히 기술 보완에 그칠 게 아니라 국가 차원의 통합접수 시스템 구축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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