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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14, 2026

이미 망가진 땅이니 아파트 짓자?…주택정책에 망가지는 ‘그린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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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그린벨트, 해제 아닌 복구부터 하라” 1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전국 그린벨트 현황 및 관리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실련 “그린벨트, 해제 아닌 복구부터 하라” 13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열린 전국 그린벨트 현황 및 관리 실태 분석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경실련, 전국 66곳 지자체 분석
무단 건축·경작 복구명령 3만건
복원율, 서울 27%·경기 77%뿐
정부는 훼손 그린벨트 해제 추진

지난 9년간 전국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훼손한 행위에 지방자치단체가 복구명령을 내린 횟수가 3만건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에선 복구명령을 이행한 비율이 30%도 채 되지 않았다.

정부가 훼손된 그린벨트는 해제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했으나, 훼손을 이유로 ‘해제’하기에 앞서 ‘복원’부터 힘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2016~2024년 사이 전국 66개 지자체들이 무단 건축·경작 등 그린벨트 훼손 행위에 내린 복구명령이 모두 3만1103건이라고 13일 발표했다.

이는 경실련이 그린벨트가 있는 89개 지자체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회신한 지자체 66곳만 대상으로 했으며, 서울과 경기에선 각각 13개와 11개 지자체가 답했다.

그린벨트 내 무단 건축·시설물 설치 면적은 149만㎡(1만8707건 적발), 토지 훼손 등 면적은 270만8000㎡(7001건 적발)에 달했다. 토지 훼손 등 면적만 축구장 약 380개를 합친 규모다.

훼손된 그린벨트 복구명령 중 절반에 가까운 1만4647건(47.1%)이 경기도에 집중됐고, 서울(5419건)이 뒤를 이었다. 서울과 경기만 합치면 복구명령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주택정책에 망가지는 그린벨트

그린벨트 훼손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는 2만1283건, 부과액은 828억5000만원이었다. 문제는 복구명령을 받고도 이를 이행 완료한 경우가 76%(2만3592건)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특히 지자체별 차이가 컸다. 이행 완료 건수를 보면 경기는 1만1344건으로 77%였지만, 서울은 1446건으로 27%에 그쳤다.

복구명령을 해도 당사자에게 전달조차 잘 안되고 있다. 예를 들어 경기 남양주시 삼패동의 그린벨트에 속하는 한 산지엔 1987년 지은 46㎡짜리 조립식 주택이 한 채 있다. 이 땅을 점유한 A씨 등 4명은 이 밖에도 조립식·컨테이너 주택 3채, 철제 창고·축사 5동을 더 세웠다. 남양주시는 현재 400㎡가 넘는 이 시설물들이 모두 위법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소유관계가 복잡하고 이들의 주소지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다.

복구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매기는 이행강제금도 사실상 효력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에선 2128건에 108억원을 부과했지만, 미납 사례가 976건으로 거의 절반(46%)이었다. 그럼에도 고발 조치를 취한 사례는 43건에 그치는 등 추가 대응엔 소극적이었다.

경기는 3501건(323억원) 중 455건(13%)을 징수하지 못했고, 655건을 고발했다. 이처럼 그린벨트 훼손이 방치되는 데에는 지자체의 단속 인력이 1~2명에 불과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정부가 그린벨트 ‘복원’이라는 방향으로 접근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지자체별로 대응하기엔 한계가 있는 것이다.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진희선 연세대 도시공학과 특임교수는 “그동안 정부 정책 방향이 그린벨트 복구에 방점을 찍지 않았기 때문에 지자체에선 최소한의 이행강제금만 물리고 강제집행을 거의 하지 않으면서 훼손 상태가 방치돼왔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이날 “‘그린벨트 훼손지=개발 가용지’란 정책 패러다임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며 “어떤 경위로 훼손됐고 관리기관이 예방과 복구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엄격히 감사하는 절차를 선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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