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원각사지 십층석탑’, 2028년 ‘유리 보호각’ 벗는다
1999년 12월 유리 보호각을 씌운 원각사지 십층석탑을 사람들이 보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서울 탑골공원에 있는 국보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이 이르면 2028년 유리 보호각에서 벗어난다. 30년 가까이 탑을 둘러싸 온 유리 보호각이 사라진 자리에는 돔 형태의 목구조 임시 보호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16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국가유산위원회는 지난달 열린 제4차 회의에서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보호각 개선 기본설계’ 안건을 조건부 가결했다. 위원회는 임시 보호시설로 높이 18.6m의 돔 형태 목구조물을 제시한 안을 적용하는 조건을 달았다. 지붕을 갖추고 자연 환기가 가능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국가유산청과 서울 종로구는 2027년 세부 설계와 매장유산 조사 등을 거쳐 2028년 기존 보호각을 철거할 계획이다. 임시 보호시설 설치비는 약 81억원으로 추산됐다. 다만 최종 보호각 설치 방안과 석탑 해체 여부는 이번 심의에서 결론 내리지 않았다. 향후 별도 단계에서 검토한다.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 보호각 개선 기본설계’ 디자인 안. 국가유산청 제공
현재의 철골·유리 보호각은 산성비와 조류 배설물 등으로부터 석탑을 보호하기 위해 1999년 12월 설치됐다. 하지만 두꺼운 유리의 반사로 석탑을 제대로 보기 어렵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내부 결로와 통풍 부족으로 보존 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원각사지 십층석탑은 세조가 옛 흥복사 터를 넓혀 원각사를 세운 지 2년 뒤인 1467년 완성됐다. 높이 약 12m로, 화강암이 주류인 한국 석탑 가운데 드물게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3단의 기단 위에 10층의 탑신을 올렸으며, 3층까지는 위에서 본 평면이 ‘亞’자 모양이고 4층부터는 정사각형을 이룬다.
탑신 각 층에는 목조건축의 지붕과 공포, 기둥을 세밀하게 본떴다. 기단과 탑신 곳곳에는 불·보살과 용, 사자, 연꽃 등을 화려하게 새겼다. 대리석 재료와 전체 형태, 세부 구조는 고려시대에 만든 국보 ‘개성 경천사지 십층석탑’과 닮았다.
연산군 때 승려들이 쫓겨나며 원각사는 사찰 기능을 잃었고, 중종 때 건물이 철거됐다. 이후에도 탑은 제자리를 지켰다. 현재 탑 꼭대기의 상륜부는 남아 있지 않다. 오랫동안 지상에 방치됐던 상부 3개 층의 옥개석은 1947년 원래 위치로 복원됐다. 석탑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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