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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16, 2026

“밀가루 한톨 없어”…후티 공격에 예멘 국민 10만명 넘게 피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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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각) 예멘 남서부 타이즈주의 한 피란민 캠프에서 여성이 아이를 업은 채 물통을 들고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각) 예멘 남서부 타이즈주의 한 피란민 캠프에서 여성이 아이를 업은 채 물통을 들고 걷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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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맹세코 밀가루 한 톨도 없습니다. 침대 매트리스도, 옷도 없습니다.”

예멘 남부 항구도시 아덴의 임시 피란민 캠프에서 15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과 만난 무함마드 아이야시는 드론 공격으로 튄 파편이 아내의 가슴을 관통해 숨진 뒤, 세 자녀와 함께 피란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장악한 홍해 연안의 항구도시 모카에서 아무것도 챙기지 못한 채 도망쳐 나왔다.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지원을 받는 예멘 정부군을 상대로 홍해 연안에서 급속히 진격하면서 주민들은 집과 생계수단을 뒤로한 채 남쪽으로 밀려나고 있다. 후티는 최근 공세를 통해 예멘 홍해 연안까지 장악 범위를 넓히며,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 바브엘만데브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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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란민 타우피크 알하리지는 취재진에 다리에 난 파편 상처를 보여주며 “입고 있던 옷 외에는 아무것도 챙기지 못했다”고 말했다. 알하리지는 “우리는 평온하게 살고 있었는데 전쟁이 갑자기 왔다”며 “어떤 사람은 죽었고, 어떤 사람은 살아남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난민 카디자 쿠다프는 자녀들과 함께 아덴까지 사흘을 걸었다며 “아이들 옷조차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예멘 남서부 타이즈주에 새로 세워진 피란민 캠프에서도 여성과 아이들은 제리캔(물통)에 물을 담아 나르고, 천막 주변에서 빨래하며 하루를 버티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타이즈주 난민촌에 도착한 타그리드 살렘은 “우리는 포탄과 미사일, 전투기의 공습을 피해 갓 도착한 피란민들”이라며 “당장 물이 필요하다. 구호단체가 주는 것이면 무엇이든 절박하다”고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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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난민기구는 이날 예멘 서부 해안에서 전투가 격화돼 실향민이 1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예멘 인구 4300만명의 0.23%에 해당한다. 해상 탈출도 이어지면서 바브엘만데브해협을 건너 아프리카 동부 지부티로 피신한 이가 지난 나흘간 2400명을 넘었다. 탈출 인파의 대부분은 여성·어린이·노인 등 취약계층이었다.

15일(현지시각) 예멘 북부 알자우프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 뒤 불타는 사우디아라비아 지원 예멘 정부군 차량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각) 예멘 북부 알자우프에서 후티 반군의 공격 뒤 불타는 사우디아라비아 지원 예멘 정부군 차량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FP 연합뉴스

후티가 지난주 모카 인근 마을을 장악했을 때 자녀 다섯명을 마을에 남겨둔 채 피신한 아이샤 무함마드는 이날 알자지라 방송에 “길이 막혔고 총격이 이어져 움직일 수 없다. 아이들은 쌀만 먹고 있다. 빵도, 다른 음식도 없다”고 말했다. 자녀들은 함께 가고 싶다고 했지만, 무함마드는 “너무 위험해 데려올 수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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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여건은 더 나빠지고 있다. 유엔난민기구는 치안 불안, 도로 파손, 통신 장애, 이동 제한 등 때문에 인도적 지원 접근 자체가 큰 난관이라고 밝혔다.

유엔난민기구는 예멘 안의 긴급 구호를 위해 1400만달러(190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며, 지부티로 건너온 피란민 지원에는 별도 재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구는 “많은 가족이 얼마 안 되는 소지품만 챙겨 급히 피난길에 올랐다”며 “지역사회와 피란민 수용소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주거, 식량, 깨끗한 물, 의료 및 보호 서비스가 가장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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