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통신·전력 다 망가진 산악지대…수색·복구 ‘총체적 난국’
네팔로 향하는 정부 신속대응팀이 27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 절차를 밟고 있다. 문재원 기자
네팔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 등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로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구조·수색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 지역이 험준한 산악지대에 몰린 데다 도로와 교량이 유실되고 통신·전력망까지 끊기면서 구조대가 현장에 접근하는 것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류 하천이 암석 등 잔해로 막힌 것으로 파악되면서 2차 홍수 우려도 커지고 있다.
27일 네팔 일간 칸티푸르데일리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당국은 군·경찰·재난대응 인력 약 2000명을 투입해 지상과 공중에서 실종자 수색, 주민 대피, 부상자 이송 등을 진행하고 있다. 라자람 바스넷 네팔군 대변인은 BBC에 “라수와, 누와코트 등 피해가 가장 심한 지역에 병력을 집중 배치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문제는 피해 지역으로 이어지는 교통망이 사실상 모두 파손됐다는 점이다. 베트라바티와 라수와가디를 잇는 약 40㎞ 구간의 국경 도로 곳곳이 끊겼고, 여러 교량이 급류에 휩쓸렸다. 구조차량과 굴착기 등 대형 장비가 피해 지역 깊숙이 진입하지 못하면서 실종자 수색과 복구 작업 모두 차질을 빚고 있다.
통신과 전력망도 마비됐다. 일부 지역에서는 경찰서와 국경검문소 등 보안시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피해 상황을 파악하거나 주민들에게 대피를 안내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측 피해 지역 역시 구조대의 접근이 쉽지 않다. 중국 관영 CCTV에 따르면 현지 당국은 지룽 국경 지역에 구조인력 601명과 차량 113대, 구조견 및 각종 장비를 투입했다. 그러나 중국 긴급구조대는 재난 발생 약 22시간이 지나서야 국경의 핵심 피해 지역인 지룽항에 도착했다.
추가 홍수와 산사태 위험도 커지고 있다. 국제산악통합개발센터(ICIMOD)는 이날 네팔과 중국 국경을 흐르는 렌데강 상류에 얼음·암석 등으로 형성된 폐색 구간이 남아 있다며 추가 홍수 가능성을 경고했다. 네팔 당국은 렌데강이 합류하는 보테코시강 주변 저지대 주민들에게 고지대로 대피하도록 지시했다.
기상당국은 지룽항과 딩리공항 사이 지역에 앞으로 사흘간 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높은 산과 깊은 계곡으로 이뤄진 지형에서 추가 강우가 내릴 경우 홍수와 산사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국제사회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인도는 약 10t 규모의 긴급 구호물자와 필수의약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미국은 긴급 대피소와 식수·위생시설, 구호물품 마련을 위해 50만달러(약 6억9000만원)를 제공할 예정이다. 세계은행도 네팔 정부에 최대 250억루피(약 3600억원) 규모의 긴급 재정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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