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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September 13, 2026

[정리뉴스] 지구 ‘1.5도 마지노선’ 넘길 운명…유엔 “다시 내려오는 게 최선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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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중부 칼리만탄의 툼방 누사 지역에서 소방관들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 건기와 겹치며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 등 인도네시아 군도 전역에서 수십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중부 칼리만탄의 툼방 누사 지역에서 소방관들이 산불을 진압하고 있다. 엘니뇨 현상이 건기와 겹치며 보르네오섬과 수마트라섬 등 인도네시아 군도 전역에서 수십 건의 산불이 발생했다. AFP연합뉴스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 마지노선’을 넘어서는 것이 사실상 불가피해졌다는 유엔의 진단이 나왔다. 유엔은 이제 1.5도를 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초과 기간과 폭을 최소화해 가능한 한 빨리 다시 1.5도 아래로 기온을 낮추는 것을 국제사회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구 기온 상승 폭이 향후 수년 안에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5도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1.5도를 넘어서는 기간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빨리 다시 1.5도 아래로 돌아가야 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2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보고서 제목은 ‘오버슈트 제한하기: 1.5도 초과를 대처하며 목표로 되돌아가는 경로’다. 국제사회는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가능하면 1.5도 이하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세계기상기구(WMO)는 지구의 연간 평균 기온이 2024년 이미 산업화 이전 대비 1.55도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해 평균기온의 산업화 이전 대비 상승 폭이 1.5도를 넘었다고 파리협정의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파리협정의 온도 목표는 단일 연도가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평균적인 온난화 수준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2025년 전 지구 평균기온은 전년보다 소폭 낮아져 산업화 이전 대비 1.44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UNEP은 지구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초과했다가 다시 그 아래로 낮아지는 것을 ‘오버슈트(overshoot)’라고 표현했다. 1.5도를 넘어선 상태에 영구히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빨리 다시 1.5도 이하로 기온을 낮춰야 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장기적으로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도 마지노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UNEP은 전 지구적 온난화 수준이 향후 수년 안에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이 제출한 국가 기후계획을 완전히 이행하고 추가적인 탄소중립 목표까지 모두 달성하는 낙관적인 시나리오에서도 기온 상승 폭은 정점에서 1.8도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행한 ‘오버슈트 제한하기: 1.5도 초과를 대처하며 목표로 되돌아가는 경로’ 보고서 표지. UNEP 제공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 2일(현지시간) 발행한 ‘오버슈트 제한하기: 1.5도 초과를 대처하며 목표로 되돌아가는 경로’ 보고서 표지. UNEP 제공

보고서는 1.5도를 넘은 뒤 기온 상승을 가능한 한 낮은 수준에서 정점에 이르게 하고, 이후 다시 1.5도 이하로 낮추는 ‘오버슈트→정점→하강’ 경로를 제시했다. 지금까지는 1.5도 아래에서 선을 넘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1.5도를 넘어선 상태에서 다시 목표 수준으로 내려오는 과제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약속을 뛰어넘는 “전례 없는 수준”의 감축 목표를 정하고 이행해야 하며 기후변화 영향에 적응하기 위한 대책도 동시에 세워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기술에 미래의 온도 하강을 맡기기보다 우선 배출량 자체를 빠르게 줄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지구 기온 상승폭이 다시 1.5도 아래로 내려간다고 해서 그동안 발생한 피해까지 되돌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해수면 상승과 종의 멸종, 생태계 변화 등은 기온이 정점을 찍고 하강한 뒤에도 계속될 수 있다. UNEP은 “1.5도 아래로 돌아가는 데 성공하더라도 많은 국가와 지역사회가 되돌릴 수 없는 손실과 영구적으로 변화한 조건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특히 탄소 배출에 역사적으로 더 큰 책임이 있고 대응 능력도 큰 선진국에 더 빠르고 강력한 행동을 촉구했다. 연구진은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역사회와 노동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을 이루며, 미래세대가 살아갈 미래를 확보하려면 형평성과 정의를 중심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토가 거주 불가능해질 위험에 놓인 개발도상국의 주권과 권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까지 국제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연구진은 미래에 기온을 다시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현재의 감축 지연이 정당화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현재의 배출 추세와 각국의 정책 이행 수준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는 1.5도 복귀 가능성보다 먼저 온난화가 2도에 얼마나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설 것인가를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번 보고서의 핵심은 온난화를 되돌리는 과정은 느리고 불완전하며, 일부 피해는 비가역적이라 지금의 감축이 중요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논의하는 세계 최대의 다자회의인 제3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는 오는 11월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다. 무라트 쿠룸 COP31 의장 지명자는 “COP31에서 이런 긴급상황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기온이 어느 수준까지 치솟고 그 상태가 얼마나 지속할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안전하게 1.5도 목표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3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 의장 지명자이자 튀르키예의 환경·도시화·기후변화부 장관인 무라트 쿠룸이 지난 4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스탄불 기후 금융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3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 의장 지명자이자 튀르키예의 환경·도시화·기후변화부 장관인 무라트 쿠룸이 지난 4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이스탄불 기후 금융 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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