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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1, 2026

‘주말엔 선생님 안 봐도 돼 좋다’ 초등학생 일기장, 아동학대 증거로 인정···몰래 녹음은 배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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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 NEWS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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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그렇게 못하면 되겠냐”고 특정 학생만 반복해 야단친 초등학교 교사가 대법원에서 아동학대 혐의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은 정서적 학대의 증거로 부모가 몰래 한 녹음은 배척했으나, 피해 아동이 ‘선생님 때문에 불안하다’고 적은 일기장은 인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엄상필 대법관)는 최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초등학교 교사 A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 A씨는 다른 학생들 앞에서 B양에게 “공부를 그렇게 못하면 되겠냐” “언제까지 네 뒤치다꺼리 해야 하나. 짜증난다”는 등의 발언을 반복해 B양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양은 당시 일기장에 ‘속상해서 화장실에 가서 울었다’ ‘주말에는 선생님을 안 봐도 돼서 좋다’ ‘선생님 때문에 불안하다’고 썼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사회봉사 160시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B양과 부모 진술, 일기장 내용을 토대로 A씨의 학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부모가 B양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실 대화를 몰래 녹음한 파일은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통신비밀보호법상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 대화를 몰래 녹음한 내용은 증거 능력이 없다.

1심 재판부는 “(녹음) 파일은 증거로 삼지 못하나 다른 증거에 의해 유죄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명색이 스승이라는 인물이 반성은커녕 불법 녹음을 당했다는 둥 면학을 독려했을 뿐이라는 둥 둘러대기에 급급했다”고 질타했다. 또 A씨의 음주운전 전과도 양형에 고려했다.

2심도 A씨의 아동학대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녹음이 위법했더라도, B양과 학부모 진술은 별개로 그 증거 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이들의 진술이 B양의 일기장 내용과 대체로 부합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다만 선고형은 벌금 500만원으로 낮췄다. 취업제한 명령도 면제하고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40시간만 명했다. 2심 재판부는 A씨가 약 23년간 교사 생활을 성실히 수행한 점, 평소 학생들의 학업성취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점 등을 들어 1심 양형이 무겁다고 봤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은 “위법수집증거 배제법칙, 2차적 증거의 증거능력, 아동복지법에서 정한 ‘정서적 학대행위’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A씨 상고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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