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와 수제화공방을 ‘성수동 지킴이’로 한데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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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 뚝섬역 1번 출구에서 나와 10분 남짓 걸으면 ‘성수동 수제화’ 거리가 나온다. 고가도로 옆으로 지갑과 가방, 수제화를 판매하는 작은 컨테이너 매장이 늘어서 있다. 거리 한쪽에는 성수 수제화의 역사를 소개하는 홍보관이 있고, 아찔하게 높은 굽이 당장에라도 똑 부러질 것 같은 하이힐 조형물이 자리 잡고 있다. 지난 9월15일 이 거리 한편에 임시 가판대가 펼쳐졌다. 성수동 소상공인들이 만든 가죽 구두와 가방이 한가득 놓였고, 손님들은 삼삼오오 모여 가방과 구두를 둘러봤다. 구슬과 신발 끈, 매직펜으로 취향껏 수제화를 꾸미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성동구와 한양대학교, 패션·라이프스타일 기업인 디에프디(DFD)그룹이 공동 주최한 ‘성수 수제화 프리마켓’ 현장이다.
수제화 프리마켓은 행정·대학·기업이 맺은 협약에서 시작됐다. 2026년 1월 성동구청과 한양대 응용미술학과, 디에프디그룹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협약을 체결했다. 인근에 있는 한양대는 노후화된 수제화 거리 개선 방안으로 경관 정비와 프리마켓을 제안했다. 이에 성동구는 사업 예산과 공간을 지원하고 프리마켓 운영을 맡았다. 수제화 기업인 디에프디그룹은 자사 온라인몰에 입점해 있는 업체들에 프리마켓 참여를 독려하고, 수제화 꾸미기에 필요한 구두와 구슬·키링 등의 재료, 방문객을 위한 커피차를 마련했다. 성동구 지역경제혁신센터 로경석 전문관은 “이번 프리마켓은 수제화 거리 개선을 위해 타운매니지먼트 방식을 빌린 사례”라고 말했다. 타운매니지먼트는 행정·기업·상인·주민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지역의 현안을 논의하고 관리하는 운영 체계다.
한때 수제화와 가죽 관련 제조업이 밀집했던 성수동에는 최근 몇년간 정보기술(IT), 디자인, 광고 관련 기업이 빠르게 늘어났다. 성동구청 사업체 조사를 보면, 성수동(성수1가1·2동, 성수2가1·3동)에서 정보기술(IT)분야 시스템·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공급업체는 2016년 236곳에서 2024년 739곳으로, 전문디자인·광고대행업체도 같은 기간 156곳에서 662곳으로 증가했다. 성동구도 새로운 기업의 발굴과 성장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2017년 ‘소셜벤처 육성과 생태계 조성 지원’ 조례를 제정한 뒤 소셜벤처 혁신경연대회와 허브센터를 통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했다. 이후 2020년 성동임팩트 벤처투자조합, 2022년 성동 이에스지(ESG) 임팩트 펀드를 조성하는 등 투자도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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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업이 들어와 성장하는 동안, 성수동에 오랫동안 뿌리내렸던 제조업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제조업체는 2016년 3193곳에서 2024년 2542곳으로 줄었다. 이중 구두류 제조업체는 같은 기간 292곳에서 162곳으로 감소했다. 성동구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았다. 지역 소상공인에게 낮은 임대료로 매장을 제공하는 공공 안심상가와 수제화 공동판매장을 조성했고, 방문객 증가와 팝업스토어 확산으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에 대응해 폐기물 관리와 친환경 운영 기준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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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성동구는 기업 육성, 상권 보호, 도시 정비 등 분야별로 다뤄온 정책과제를 ‘지역’이라는 울타리로 한데 묶는 작업에 착수했다. 기존 제조업 종사자와 소상공인, 새롭게 유입된 기업 등이 모여 함께 지역의 현안을 다루는 틀을 만든 것이다. 성동구는 지난해 6월 성수 타운매니지먼트 티에프(TF)를 출범시킨 데 이어 11월에 ‘지역통합관리(타운매니지먼트) 조례’를 제정했다. 같은 해 12월엔 무신사와 크래프톤,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현대글로비스, 삼표 등 기업 13곳과 도시 전문가, 주민 등이 참여한 지역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지역관리위원회는 지역관리 기본계획과 실행계획 등을 심의한다. 지역관리위원회 아래 사업·권역별로 구성되는 지역관리협의체는 주민과 기업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실행 계획을 제안하고 사업을 직접 수행한다. 기존에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이 개별적으로 추진됐다면, 타운매니지먼트는 이를 지역 단위로 묶어 조정하는 과정을 밟는다. 신혜승 성동구 지역경제과 팀장은 “민관이 협력하는 사업이나 프로그램은 종종 해왔지만, 타운매니지먼트라는 지역관리체계가 만들어지면서 파편적으로 진행해 온 정책을 하나로 묶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동구의 이런 노력은 ‘2026년 한겨레 지역회복력 평가’에서 경제 영역 혁신경제형 최우수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혁신경제형 부문은 소셜벤처 육성과 기존 상권 보호 등 지역경제 활성화 여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성동구는 지난해에도 같은 평가에서 우수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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