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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October 7, 2026

꽃과 여인의 화가 임직순…그가 그렸던 '내면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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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래

강렬한 색채와 힘찬 붓질로 구상회화 세계를 펼친 임직순 30주기 특별전

미완성 유작 첫 공개…유화 80점·드로잉·판화 등으로 작업세계 조명

서울미술관서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내년 2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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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순 미완성 유작 첫 공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임직순 작고 30주기 기념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 간담회에서 관계자가 작가의 유작을 설명하고 있다. 2026.10.6 mjk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1996년 7월, 한국 구상회화를 대표하는 화가 운창 임직순(1921∼1996)이 세상을 떠났다. 약 10년간 신장병을 앓으면서도 붓을 놓지 않았던 그는 갑작스럽게 심해진 심부전증으로 생을 마쳤다.

장례를 치른 뒤 가족들이 마주한 것은 작가가 마지막까지 그림을 그리던 아틀리에와 그곳에 남겨진 한 점의 미완성 작품이었다. 캔버스에는 작고 1년 전 미국에서 마주한 이국적인 풍경이 담겨 있었다.

임직순은 생의 마지막까지 이 그림에 붓질을 이어갔지만 끝내 완성하지 못했다. 붓을 내려놓은 순간 그대로 남겨진 화면에는 한평생 그림을 그려온 작가의 마지막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서울 부암동 서울미술관에서 임직순 작고 30주기를 맞아 7일부터 특별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가 열린다.

1960년대 작품부터 처음 공개되는 1996년 미완성 유작까지 임직순의 유화 약 80점을 비롯해 드로잉, 수채화, 판화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며 임직순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자리다.

이미지 확대 임직순 작가의 스케치

임직순 작가의 스케치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임직순 작고 30주기 기념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 간담회에서 관계자가 스케치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2026.10.6 mjkang@yna.co.kr

충북 괴산에서 태어난 임직순은 1942년 일본미술학교 유화과를 졸업한 뒤 귀국해 인천여고와 서울여상, 숙명여고 등에서 미술을 가르쳤다.

1957년 '좌상'으로 대통령상을 받았으며, 이후 한국문예상 미술본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서울시문화상, 오지호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1961년 조선대학교 미술학과 교수로 부임해 1974년까지 광주에 머물며 후학을 양성했고, 호남 서양화단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

임직순은 추상화와 단색화가 주류를 이뤘던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채와 조형 언어로 구상회화를 꾸준히 발전시킨 작가였다.

이미지 확대 임직순 작가 기리는 전시

임직순 작가 기리는 전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임직순 작고 30주기 기념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6.10.6 mjkang@yna.co.kr

전시 제목은 임직순이 남긴 말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에서 가져왔다.

그는 소녀와 꽃, 산과 바다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을 그렸지만, 단순히 대상을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았다. 대상에 깃든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색과 선, 붓질로 화면에 옮기고자 했다.

초기에는 안정적인 구도와 구체적인 형태로 대상을 표현했지만, 말년으로 갈수록 형태를 단순화하고 강렬한 색채와 힘찬 붓질에 집중했다.

초기에는 안정적인 구도와 구체적인 형태를 바탕으로 대상을 표현했다면, 작업이 깊어질수록 형태를 단순화하고 강렬한 색채와 힘찬 붓질을 앞세웠다.

익숙한 대상을 통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감정을 다시 화면에 풀어내는 것이 임직순이 평생 탐구한 회화의 방향이었다.

이미지 확대 임직순 1977년 작 '실내의 여인'

임직순 1977년 작 '실내의 여인'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임직순 작고 30주기 기념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에 전시된 1977년 작 '실내의 여인'. 2026.10.7. laecorp@yna.co.kr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린 임직순의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의자에 앉아 있는 여인을 그린 인물화다.

1977년 작 '실내의 여인'은 노란 상의에 푸른색 치마를 입고 의자에 앉아 있는 여성을 담은 작품이다.

일반적인 인물화가 얼굴을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하는 것과 달리, 임직순은 인물의 얼굴을 화면 오른쪽 상단에, 발을 왼쪽 하단에 배치하는 과감한 구도를 택했다.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화면 구성이 어우러지면서 인물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색과 형태 자체의 조화를 강조한 작품이다.

이미지 확대 임직순 1984년 작 '화실'(왼쪽)과 '여인좌상'

임직순 1984년 작 '화실'(왼쪽)과 '여인좌상'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임직순 작고 30주기 기념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에 전시된 1984년 작 '화실'(왼쪽)과 '여인좌상'. 2026.10.7. laecorp@yna.co.kr

1984년 작 '화실'과 '여인좌상'은 임직순의 작업 방식을 살펴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는 오전에는 화실에 여성 모델을 불러 인물화를 그렸는데, 한 번에 여러 개의 캔버스를 놓고 다양한 구도로 대상을 담아냈다.

두 작품에는 노란색 두건을 쓴 같은 모델이 등장하지만, 화면 속 인물의 위치와 주변 공간을 구성하는 방식은 서로 다르다. 하나의 대상을 반복해서 바라보며 자신이 원하는 구도와 화면을 찾아가는 작가의 태도를 보여준다.

오후에는 꽃을 꽃병이나 항아리에 꽂아 정물화를 그렸다. 임직순의 아내는 작업을 위해 늘 꽃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제 작품에 등장하는 꽃병을 함께 선보여 그림 속 소재가 작가의 일상에서 어떻게 작품으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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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순 작고 30주년 기념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임직순 작고 30주기 기념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6.10.6 mjkang@yna.co.kr

임직순은 산과 바다, 항구 등 풍경도 꾸준히 그렸다. 여행은 그에게 휴식이면서 동시에 그림을 위한 사생의 시간이었다.

그는 사진을 찍어 그림으로 옮기기보다 현장에서 직접 스케치와 수채화를 그리며 인상을 기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아틀리에에서 유화를 완성했다.

전시에서는 1986년 울릉도와 1991년 소래포구에서 그린 작품과 함께 관련 스케치와 수채화도 공개한다.

전시장에서는 작품뿐 아니라 임직순이 실제 사용했던 이젤과 팔레트, 붓과 물감, 가구와 생활용품 등 유품 30여 점도 만날 수 있다.

특히 마지막까지 사용했던 팔레트에 굳어버린 물감과 미완성 유작을 함께 보여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의 시간과 작가의 작업 흔적을 가까이에서 느끼게 한다.

전시는 내년 2월 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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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순의 예술 세계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석파정 서울미술관에서 열린 임직순 작고 30주기 기념전 '내면의 세계를 그리고 싶다'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2026.10.6 mjkang@yna.co.kr

laecorp@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10월07일 08시3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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