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마다 그늘서 쉬어간다···서울시 ‘그늘 보행권’실현 첫 발
그늘쉼터 조성 전(위)과 후의 모습. 서울시 제공
좁은 주택가 골목에 벽면형·접이식·기대는 벤치 등 공간 절약형 쉼 시설이 들어선다. 가파른 경사로나 지하철역·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길에는 5분에 한 번씩 쉬어 갈 수 있도록 촘촘하게 쉼터가 조성된다. 서울시민이 걸어 다니는 곳마다 그늘쉼터를 제공하겠다는 ‘서울 그늘보행권 선언’의 후속 조치다.
서울시는 이같은 ‘생활가로 내 그늘·쉼 인프라 구축 시범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9월 자치구 공모를 시작해 10월 중 대상지를 선정하고 2027년 6월까지 10개 이상 노선에 ‘5분 보행쉼터망’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목표는 어르신 등 보행약자가 집에서 주요 생활거점까지 이동하는 동안 걸어서 5분 이내마다 잠시 앉거나 기대어 쉴 수 있는 쉼 징검다리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8월 기준 서울 보도 4031㎞의 그늘 환경을 분석한 결과 그늘 비율은 평균 44.4%였다. 최근 3년간 서울 온열질환자의 31.4%는 길가에서 발생했다. 시는 역이나 정류장 등 시민 이용이 많은 생활가로의 그늘 단절 구간을 집중 보완하기로 했다.
좁은 골목처럼 쉼터를 만들 공간이 마땅치 않은 곳은 최대한 다양한 공간 활용법을 모색한다.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접을 수 있는 접이식 벤치와 건물·옹벽 등에 밀착해 설치하는 벽면형 벤치, 짧게 몸을 기댈 수 있는 ‘기대는 벤치’ 등이 적용될 예정이다.
노상 주차장 주변과 도로 모서리 등 자투리 공간도 쉼터 후보지로 적극 발굴한다. 가로수·벽면·화단·볼라드·가드레일 등 기존 시설물에 앉을 수 있는 시설과 차양을 결합해 별도의 공간을 크게 확보하지 않고도 쉼터를 만드는 방식이다. 공간 확보가 어려운 길은 보행자우선도로를 활용하고, 보행약자 통행이 많지만 쉼터 공간이 부족한 일반 생활가는 보행자우선도로로 신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기존 가로수와 인근 건축물의 차양·처마가 만드는 그늘을 최대한 활용하는 동시에 자연 그늘을 확보하기 어려운 곳은 주변 경관과 보행공간에 맞는 그늘막·차양을 설치한다. 휠체어·유아차 이용자와 어린이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무장애·유니버설 디자인 요소도 가능 범위에서 설계에 반영한다.
김창규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늘보행권을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벤치와 그늘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며 일상 속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도시의 기본 환경을 바꾸는 일”이라며 “누구나 집 가까운 곳에서 걷고 쉬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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