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젤렌스키 빼고 종전 협상” 연일 압박에 공화당 의원들도 난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종전 협상에서 제외하자고 발언하는 등 우크라이나와 갈등을 이어가자 미 의회에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19일(현지시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를 배제하는 취지의 발언이 이어지자 여당인 공화당 의원들도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 상·하원 의원들과 화상회의를 긴급하게 진행해 의회 차원의 대응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통신망으로 사용하는 미국 스타링크·스타실드 제한과 미국의 정보 공유가 중단된 상황 등을 공유했다.
이 회의에 참석한 리처드 블루먼솔(코네티컷·민주)은 이날 엑스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동의한다면 에너지 시설 및 자원, 민간인에 대한 상호 휴전을 준비할 의향이 있다”라며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는 러시아의 잔혹한 침공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 있다”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분류되는 의원들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관련 발언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서 일해 그의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맥스 밀러(오하이오·공화) 하원의원은 “러시아산 석유를 구매하고 우크라이나 동맹국이 전투 능력을 발휘하는 것을 가로막는 대신 러시아에 전투 중단을 압박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 의사를 밝힌 크레이그 골드먼(텍사스·공화) 의원도 취재진에게 “대러 제재를 유지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돈 베이컨(네브래스카·공화) 하원의원은 이날 CNN에 “우리 대통령이 이 전쟁에 관해 도덕적으로 눈이 멀었다는 것은 정말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그는 독재자이자 전쟁범죄자 편에 섰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브라이언 피츠패트릭(펜실베이니아·공화) 하원의원은 “미 국방부가 관리하는 스타실드의 우크라이나 사용을 제한하려는 사람은 누구든 조사하고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젤렌스키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솔직히 말해 우크라이나를 대신해 협상할 다른 사람을 내세울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보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인도 승인을 미루는 등 연일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제안한 미국·중국·러시아 3자 회담에 응할 의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가 악화함에 따라 미 의회를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상황이 더 악화할 것이라고 짚었다. 퀸시연구소의 유라시아 프로그램 연구원인 마크 에피스코포스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건설적인 대화를 시도하지 않으면 더 심각한 후퇴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 의회 의원들 다수의 지지와 유럽의 지원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하리라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더힐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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