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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September 18, 2026

비건 전 대북대표 “트럼프, 평양서 김정은 만나자 제안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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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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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전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전 부장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며, 북미 대화가 재개될 경우 한국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7일(현지시각)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엔케이(NK)뉴스에 따르면 비건 전 대표는 이날 코리아리스크그룹이 인천에서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이같이 밝혔다. 비건 전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공개적으로 대화 신호를 보내고 있고, 최근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역시 북미 간 접촉을 명확히 부인하지 않았다며 북한도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련해 이를 뒷받침할 편지나 비공개 소통 채널의 증거는 없다고 지적했다. 비건 전 대표는 2018~2019년 1기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정상외교를 이끌었던 핵심 인사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려할 가능성을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서 그런 만남을 하자고 제안한다고 해도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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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비건 전 대표는 실제 북-미 외교가 재개될 가능성을 높게 보지는 않았다. 2018~2019년과 달리 북한은 지난 수년간 핵·재래식 전력을 크게 확대했고 러시아와 중국의 지원을 받으며 경제·군사적 입지가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북한이 러시아에 탄약과 탄도미사일, 병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자금과 미사일 기술 등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대화 과정에서 러시아 지원 축소를 요구받을 수 있는 북한이 선뜻 협상에 나설 유인은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건 전 대표는 한반도의 지속적인 평화를 위해 한국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어떤 합의가 이뤄지든 무엇보다 자유롭고 민주적인 한국 국민의 안보·복지와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북한 비핵화 목표를 완전히 포기했고 중국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으며 일본이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도 제한적이라는 점을 들어 한국이 향후 외교 과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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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외교 방식과 관련해서는 ‘보여주기식 정상회담’만으로는 별다른 가치가 없으며, 인센티브와 상호 주고받기를 토대로 한 ‘조용하고 지속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상 의제로는 비핵화와 제재 완화,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역내 동맹의 미래 등을 거론했다. 비핵화를 장기적 목표로 유지하되 단기적으로는 북한의 핵 능력 확대를 늦추거나 동결하는 것이 현실적인 합의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런 외교가 더 광범위한 핵확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미국의 강력한 동맹 방어 공약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24일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한 언론 브리핑에서도 북-미 정상 간 접촉 가능성이 거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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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차이나파워프로젝트 국장 겸 선임연구원은 최근 베이징 샹산포럼에 2019년 이후 처음으로 김강일 국방성 부상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참석한 점에 주목했다. 린 국장은 김 부상이 중국 매체에 보도된 발언에서 북-중 정상의 지침에 따라 중국 인민해방군(PLA)과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북-중 군사 관계가 한층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린 국장은 이런 움직임을 오는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연결해 주목했다. 그는 이 회의를 계기로 중국이 김 위원장을 중국에 초청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을 주선할 가능성을 둘러싼 관측이 나오고 있다며, “중국은 북-미 간 소통을 촉진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하는 데 상당한 관심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전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별도로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린 국장은 또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 간 만남 가능성을 포함한 여러 유인을 제시함으로써 적어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전까지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를 억제하려 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에 참석하고 시 주석이 이후 미국에서 열리는 주요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등 미-중 정상 간 연쇄 회동이 이어질 경우, 대만에 대한 미국의 신규 무기 판매 발표가 올해 말이나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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