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입'이 불러온 결과?…'2심 무죄' 나온 이유 (풀영상)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로 1심에서는 시장직 상실형인 벌금 천만 원이 선고됐지만,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습니다. 재판부는 유일한 직접 증거인 명태균 씨의 진술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오 시장의 혐의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첫 소식, 신용일 기자의 보도입니다.
<신용일 기자>
[원심 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 1천만 원과 추징금 2천100만 원이 선고됐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오 시장이 지난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에게 10건의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해당 비용 3천300만 원을 후원자 김한정 씨에게 대납시켰다는 특검 측 주장 가운데, 5건의 여론 조사와 비용 2천100만 원을 대납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결론을 뒤집으며 이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오 시장과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김한정 씨에게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에 대한 직접 증거로는 명태균 씨의 진술이 유일한데, 일부 신빙성이 있다고 본 1심 재판부와 달리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구회근/서울고등법원 형사7부 재판장 : 그 진술을 보강하는 다른 증거가 충분히 제시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지난 7월 내려진 공직선거법 상 100만 원 이상의 시장직 상실형이 석 달 만에 2심에서 뒤집힌 건데, 선고 내내 굳은 표정으로 재판부를 응시하던 오 시장은 선고 직후 눈시울을 붉히며 퇴정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제가 의심받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끝까지 신뢰를 철회하지 않으시고,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주신 (많은 국민 여러분들이 계셨습니다.)]
특검 측은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라며 상고해 바로잡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최혜영)
<앵커>
오세훈 시장의 1심 유죄 판결을 끌어냈던 명태균 씨의 '입'은, 2심에서는 정반대 결과를 가져오는 핵심 근거로 작용했습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자신의 기여를 인정받지 못해 오 시장에게 섭섭한 감정을 보인 점 등을 들어,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서 김덕현 기자입니다.
<김덕현 기자>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의혹에 대해 명태균 씨는 조사를 의뢰한 장본인이 오세훈 서울시장이라고 계속 주장해 왔습니다.
[명태균/(지난해 4월) : 오세훈이를 잡으러 창원에서 서울까지 왔습니다.]
[명태균/(지난해 11월) : 누군가는 지시해서, 누군가는 연결해 줬을 거 아니에요. 그게 오세훈이에요.]
오 시장이 실제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비용 대납을 후원자에게 지시했는지에 대해 명 씨의 진술과 법정 증언만이 직접 증거였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명 씨의 진술이 일관성이 없고 객관적인 사정이나 주변 진술과 배치된다고 판단한 겁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처음 여론조사를 의뢰하면서 '울면서 전화했다'는 명 씨의 주장부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구회근/서울고등법원 형사7부 재판장 : 어떠한 정보도 없는 상태에서 명태균에게 불법적인 비용 부담의 문제까지 언급하며 그것도 울면서 여론조사를 의뢰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당초 오 시장 관련 혐의를 진술하지 않던 명 씨가 오 시장이 고소할 뜻을 비치자 어떻게 엮는지 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한 점도 참작했습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불법 비용 대납을 후원자에게 대놓고 직접 의뢰하고, 계좌 이체로 이 과정이 이뤄졌다는 점도 상식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오 시장 의뢰 없이 여론조사도 자체적으로 벌이면서 당시 국민의힘 지도부에게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과시하려고 했다는 의심도 든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명 씨가 오 시장을 만나고 여론조사 결과가 공유되는 등 유죄의 의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혐의 입증이 충분치 않다면,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이홍명, 디자인 : 강윤정)
<앵커>
이번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사건은 지난 2024년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의 폭로로 시작됐습니다. 오세훈 시장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부인했지만, 검찰과 특검의 수사로 번지며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명 씨의 폭로 이후 2년 만에 항소심 무죄 판결이 나오기까지를 전연남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전연남 기자>
지난 2024년 10월, 명태균 씨는 자신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오세훈 후보 당선에 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습니다.
오 시장이 당시 나경원 후보를 이길 수 있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며 자신을 찾아왔고, 후원자를 통해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내게 했다는 겁니다.
오 시장은 "허무맹랑한 소리"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는데 검찰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명태균 (지난해 4월) : (오세훈 시장한테 여론조사 결과를 직접 보고하신 적 있으신가요?) 그럼요.]
지난해 11월 사건을 넘겨받은 김건희 특검팀은 오 시장과 명 씨를 상대로 대질 조사까지 진행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지난해 11월) : 기존에 해오던 얘기대로 대납 사실이 없다, 이점을 중점적으로 얘기했고요. 양쪽 주장이 좁혀진 게 없습니다.]
이후 특검팀은 오 시장을 재판에 넘겼지만 1심 재판부는 공소 사실 일부를 유죄로 판단하고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시장직을 잃게 되는 오 시장 측은 오 시장 측은 곧바로 항소했고, 1심 선고 3개월 만인 오늘(23일), 항소심 재판부는 여론 조사 및 대납 의혹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오세훈이 다시 서울시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투표를 해 주신 서울 시민 여러분들께 정말 진심으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선고 직후 서울시는 입장문을 내고 오 시장의 민선 9기 중점 정책들을 더욱 힘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소영)
<앵커>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무죄, 고정현 기자와 정치권 반응과 파장까지 짚어보겠습니다.
Q, 여야 공식입장은?
[고정현 기자 : 맞습니다. 범여권은 상식을 벗어난 판결이라고, 보수 야권은 사필귀정의 판결이라고 메시지를 냈습니다. 한 번 들어보겠습니다.]
[김민석/민주당 대표 :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이해하기 어렵고 납득하기 어려운 판결이 났습니다. 국민들의 의혹이 매우 커졌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정점식/국민의힘 원내대표 : 법원을 겁박하고 유죄 판결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도 철저한 법리와 증거에 따라 정의와 양심을 지킨 재판부에 경의를 표합니다.]
[고정현 기자 : 범여권에서는 오늘(23일) 무죄 판결을 내린 재판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내렸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 "조희대 사법부의 극우정치 선언."이라며 조 대법원장을 겨냥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반면 보수 야권은 서울시장 재선거를 당연시한 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어제 징역형을 선고하라고 했던 민주당 소속인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날을 세웠습니다. "국민을 선동하고 불안에 빠뜨린 민주당은 반성하고 사과하라.", "재판부가 민주당 정치인들의 노골적 압박에도 굴하지 않아 다행이다." 같은 비판들이 이어졌습니다.]
Q, 보수 야권 구도 변화?
[고정현 기자 : 오늘 2심 판결이 열린 서울고등법원에는 국민의힘 의원 10여 명도 함께 했습니다. 김재섭 의원은 SNS에 운명적 결정적 사건을 뜻하는 "별의 순간"이라고 적었는데요. 아직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 있기 때문에 사법적 결론이 난 건 아닙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일단 이렇게 사법 리스크 부담을 덜면서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위상이 높아지고 보수 야권 내부의 주도권도 더 쥘 수 있을 거라는 분석과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그만큼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당권파 견제에 구심점이 될 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비당권파인 배현진 의원은 오늘 서울시장 재선거를 주장하며 어느 당 지도부인지 헷갈리게 했던 당 지도부는 다행으로 여기고 감사해야 할 거라며 당권파를 직격하기도 했습니다.]
Q, 범여권도 미묘한 반응?
[고정현 기자 : 맞습니다.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만약 서울시장 재선거가 치러진다면 그 결과에 따라 자신에 대한 재신임을 묻겠다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서울 부동산 문제와 지지부진한 당 지지율 때문에 당내에서는 내년에 서울시장 재선거가 열리더라도 지금 같은 처지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만약 진다면 2028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솔직히 당에 부담이 적어진 면도있다"는 반응이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는데요. 다만 오 시장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는 만큼 사법개혁 이슈를 고리로 지지층을 더 결집하고 지지율 반등을 모색하며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디자인 : 박천웅·김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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