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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30, 2026

들것 실려 쫓겨난 87살 노인에 들끓는 분노…스페인 정부 “강제 퇴거 금지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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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에서 29일(현지시각) 시민들이 주거 문제 항의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 농성은 임대주택에서 70년 넘게 살아온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87)이 강제 퇴거된 데 항의하는 시위 뒤인 지난 26일 시작됐다. EPA 연합뉴스
스페인 마드리드의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 설치된 천막 농성장에서 29일(현지시각) 시민들이 주거 문제 항의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 이 농성은 임대주택에서 70년 넘게 살아온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87)이 강제 퇴거된 데 항의하는 시위 뒤인 지난 26일 시작됐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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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87살 여성의 강제 퇴거를 계기로 확산한 주택난 항의 시위에 호응해 2030년까지 강제 퇴거를 금지하는 내용의 주거 대책을 내놨다.

스페인 공영방송(RTVE)과 영국 비비시(BBC) 방송 등을 보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이끄는 스페인 연립정부는 29일(현지시각) 각료회의를 열어 주거 관련 법령 2건을 승인했다. 법령에는 올해 초 만료된 강제 퇴거 보호 조치를 복원해 2030년까지 연장하며, 대규모 부동산 ‘투기 펀드’의 주택 매입을 2028년까지 금지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법령은 의회를 통과해야 실행된다.

기존 임대차 계약은 같은 조건으로 2년 연장하고, 임대 계약의 자동 갱신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법령은 즉시 효력이 발생하지만 한 달 안에 의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10월2일 특별 본회의를 열어 두 법령을 신속히 처리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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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체스 총리는 이날 엑스(X)에 영상을 올려 “우리는 모든 집을 다시 따뜻한 보금자리로 만들 특별한 기회를 맞았다”고 밝혔다. 모니카 가르시아 보건장관은 “이번 조치가 500만명 이상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근 시위와 농성에 감사를 표했다.

이번 대책이 나온 직접적인 계기는 수도 마드리드 레티로에 살던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87)의 강제 퇴거였다. 아바스칼은 아버지가 1956년 임차한 아파트에서 약 70년을 살았다. 그러나 2018년 부동산 투자회사가 건물을 인수한 뒤 임대료가 월 500유로(약 76만원)에서 2650유로(약 407만원)로 올랐다. 회사는 뒤늦게 월세를 1650유로(약 253만원)로 낮췄지만, 월 연금이 1350유로(약 207만원)인 아바스칼에게는 여전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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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계약 종료를 둘러싼 법적 다툼 끝에 법원은 소유주 쪽 손을 들어줬고, 아바스칼은 지난 23일 들것에 실려 강제 퇴거됐다. 익명의 유명 작가가 아바스칼의 새 임대료를 평생 대신 내주겠다고 했고, 정부도 아파트 매입을 제안했지만 회사는 이를 거절했다. 물가 상승과 관광객 유입 등으로 임대료가 급등하고 있는 마드리드에선 하루 평균 3번의 강제 퇴거가 이뤄진다고 한다.

이후 마드리드에서 세입자와 주거권 활동가들이 거리로 나왔고, 바르셀로나·세비야·말라가·카디스 등으로 시위가 번졌다. 마드리드 중심부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는 항의의 표시로 수백개의 텐트가 들어섰다. 결국 아바스칼은 부동산 회사와 합의해 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지만, 병원에 입원해 아직 합의서에 서명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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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법령이 의회를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산체스 정부는 사회당과 범좌파·진보정당 연합인 수마르로 구성된 소수 연립정부여서 야권의 협력이 필요하다. 중도우파 카탈루냐 민족주의 정당 ‘함께하자’당은 소규모 임대인까지 같은 규제를 적용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다른 우파 정당은 세입자에게 유리한 주택시장 개입에 대체로 부정적이다. 세입자 단체는 법령의 세부 내용을 지켜보겠다며 추가 시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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