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투탕카멘 무덤 뒤 ‘의붓엄마 무덤’ 가설 떠받칠 증거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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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의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 안에 발굴되지 않은 공간이 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증거가 제시됐다. 일부 학자들은 이 ‘비밀의 방’에 투탕카멘의 선대 여성 파라오였던 네페르티티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제기해온 바 있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17일(현지시각) “투탕카멘 무덤 너머에 숨겨진 방이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됐다”는 제목의 단독 보도로 맘두 엘다마티 이집트 아인샴스대 교수(이집트학) 등 연구진이 최근 ‘아르마나 왕궁 프로젝트’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소개했다. 투탕카멘의 무덤(무덤 번호 KV62)은 이집트 남부 룩소르의 옛 무덤군에서 1922년 영국 고고학자 하워드 카터에 의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이집트 제18왕조의 단명한 ‘소년왕’ 투탕카멘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투탕카멘의 무덤은 다른 이집트 왕들의 무덤과 달리 거의 도굴당하지 않은 덕에 황금 마스크 등 ‘세기의 유물’들이 출토되어 특히 유명해졌다. 다만 다른 무덤들보다 그 규모가 현저히 작아, 갑자기 사망한 어린 투탕카멘을 매장하기 위해 원래 다른 용도로 쓰려던 공간을 급하게 개조한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2015년 영국의 고고학자 니콜라스 리브스는 이 무덤이 투탕카멘의 의붓어머니인 네페르티티의 무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집트 최고의 미녀’로 유명한 네페르티티는 투탕카멘의 아버지인 아케나톤의 왕비였으며, 투탕카멘이 왕이 되기 전 짧게 직접 파라오로 통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몇 차례 조사가 진행됐으나, 2018년 이집트 고대유물부 최고위원회는 ‘아무런 근거를 찾지 못했다’며 ‘비밀의 방은 없다’는 결론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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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연구진은 투탕카멘 무덤과 주변 지역에 처음으로 미세중력 조사를, 무덤 내부에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를 진행했다. 미세중력 조사는 구조물의 밀도를 탐지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무덤 북쪽 방향 35㎡ 면적에 주변보다 밀도가 낮은 인공 구조물들이 직사각형 형태로 길게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지표투과레이더에서는 무덤 벽 뒤에 출입 통로로 보이는 폭 2미터의 구조가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전 조사들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지구물리학적 증거들이다. 이집트 고대유물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한 맘두 교수는 이 증거들이 “투탕카멘의 매장보다 앞선 시기에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복도와 방들로 이뤄진 ‘숨겨진 복합 시설’이 존재했음을 강력하게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다른 지구물리학자들은 흥미를 느끼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네이처는 보도했다. 지구물리학적 분석 결과 자체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아직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는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이집트학자들은 기대를 감추지 않는 모양새다. 숨겨진 방이 있다면, 더욱 가치 있는 유물들이 나올 가능성에 대한 기대다. 카라 쿠니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소속 이집트학자는 “지구물리학적 분석이 아닌, 고고학적 증거만으로도 더 많은 방이 존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네이처에 밝혔다. 다만 네페르티티의 보물은 이미 투탕카멘 매장에 사용된 터라, 발견된다 해도 기대만큼 웅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숨겨진 방들이 홍수로 손상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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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다마티 등 연구진은 이집트 당국에 직접 탐사를 하겠다고 요청한 상태라고 네이처는 보도했다. 무덤 북쪽 밀도가 낮은 지역을 향해 지표면에서 7~8㎝ 폭의 작은 구멍을 여러 개 뚫고, 이를 통해 카메라를 장착한 소형 트랙터를 넣어 원격 조정을 통해 무엇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달 말 열리는 이집트 최고 고대유물위원회의 회의에서 이 제안이 검토 및 승인되길 기대하고 있다. 지표투과레이더 조사를 맡은 지구물리학 컨설팅 회사 지비지(GBG) 그룹의 사장이자 논문의 공동저자인 조지 밸러드는 “승인이 나면 11월에 굴착 작업을 시작할 수 있다”고 네이처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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