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뿌리 공간’ 보여드립니다…한국 화단 대표 작가 5명 작품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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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 기슭인 후암동 소월길은 해 저물 녘 가장 아름다운 서울 도회 정경을 볼 수 있는 명당으로 손꼽힌다. 이 소월길 옆에 자리한 갤러리 엄(U.H.M.)에 한국 미술판을 대표하는 중견 화가 5명의 수작들이 모여들어 운치를 더하고 있다. 국내 양화·한국화 화단에서 정상급 기량과 식견을 지닌 대가로 평가받는 김선두·민정기·서용선·이종송·정종미 작가가 의기투합해 차린 5인 기획전 ‘곳 이어지는 연’(31일까지)이다.
참여한 다섯 작가들이 집요하게 주시하거나 오랫동안 눈길을 두었던 장소와의 인연을 부각시킨 것이 특징이다. 유년기 기억공간, 역사의 흔적 서린 사적지, 마음에 맞아 줄곧 머물러온 곳 등 시선이 작가 내면의 기억 속에서 뿌리 내린 장소들을 각기 개성적 화폭에 담아 펼쳐놓았다. 김선두 작가는 고향인 전남 장흥 시골을 배경으로 낮별과 풀꽃과 고양이 등이 어우러진 풍경을 전통 한국화 기법과 현대적 구도로 풀어내면서 시선과 욕망을 뜯어본다. 경기 양평에서 30여년간 작업해온 민정기 작가는 현지의 야산이 최근 골프장 개발로 변모하는 양상과 서울 군자동 어린이공원 터의 옛 골프장 풍경을 나란히 보여주면서 현대사의 맥락 속 자연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강원 태백 철암 광산촌 산업화의 흔적을 계속 방문해 스케치하고 성찰하는 풍경으로 담아낸 서용선 작가와 제주 곶자왈 숲과 경기 광주 퇴촌 숲의 나뭇가지와 주변 풍경을 내면의 감각과 융합시킨 이종송 작가, 고려불화의 채색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대기와 바다의 흐름이 어우러진 여러 층위의 푸른 톤 화폭을 내보인 정종미 작가의 작품도 울림을 내며 다가온다.
화랑 쪽은 “작가들이 특정 장소를 대하는 태도와 통찰이 관객 시선과 교차하는 자리”라며 “관객 각자가 마음에 품어온 고유한 장소와 새로운 연을 맺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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