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7일 계획’ 거절 트럼프, 이란은 “최종 답변 기다릴 것”···안갯속 종전 협상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기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과 종전 협상 재개 등을 위해 제안한 일명 ‘7일 계획’을 거절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은 중재국을 통한 미국의 최종 답변을 기다린는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미·이란 간 협상 교착 상태가 단기간에 해소될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들(이란)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의 상황이 매우 나빠 호르무즈 해협을 즉시 개방하는 거래를 원한다. 우리는 엄청나게 이기고 있다”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이 이미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 의사를 밝힌 ‘7일 계획’은 미국이 ‘대이란 해상 봉쇄 해제’와 ‘동결 자금 해제’, ‘이란산 원유 판매 제재 완화’ 등 조건을 충족하면 7일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열고 종전 협상을 재개한다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지난 24일 유엔 총회에 참석해 해당 구상을 중재국 카타르를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며 “선택은 미국에 달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란은 미국의 최종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첫 번째 반응을 확인했다”면서도 “중재자들을 통해 확실한 입장이 전해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호르무즈 해협 재개가 앞서 제시한 요구 조건 수용에 달려있다면서 “오직 협상을 통한 해결만이 이 교착 상태를 끝낼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미국에 오는 30일까지 머물 예정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미국은 경제 제재와 해상봉쇄 등 이란에 대한 압박이 효과를 내고 있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WSJ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해상 봉쇄를 해제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이란이 경제적 압박에 굴복해 미국에 유리한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이 협상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양국 간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WSJ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제안을 거부했다고 보도하면서 그가 11월 중간선거 이후 대이란 군사 작전 개시를 고려 중이라고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에서도 강경 발언이 이어졌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27일 미국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경우 미군 함정을 공격할 것이며 여기에는 인도양도 포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이 보도했다. 강경파 내부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7일 계획 거부가 곧 “기습 군사 작전 준비”를 의미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핵 문제를 둘러싸고도 양측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내고 있다. 그러나 이란 고위 관계자는 전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미국이 자국의 제안을 수용하더라도 고농축 우라눔의 해외 반출 등 핵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양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란 압박에 동참할 것을 중국에 압박했다. 데이비드 퍼듀 주중 미국 대사는 전날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이란 지원을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전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외교부가 발표한 정상회담 결과에는 중국의 이란 지원 문제와 관련한 내용이 언급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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