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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16, 2026

건강 살피고 말벗 되준 집배원…챙겨주는 사람 있으니 혼자여도 ‘든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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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우체국 집배원 박주한씨가 지난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 장흥읍의 한 아파트를 찾아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장흥우체국 집배원 박주한씨가 지난 1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 장흥읍의 한 아파트를 찾아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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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좋은 데로 이사오셨네. 어깨는 좀 어때요?”

장흥우체국 집배원 박주한(30)씨가 지난 12일 두유 한 상자를 들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 장흥읍 한 아파트를 찾아 “어머니, 집에 계세요?” 하고 불렀다. 익숙한 목소리라는 듯 반려견이 꼬리를 흔들며 나왔고, 그 뒤를 나순덕(80)씨가 웃으며 따라 나왔다. “어깨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셨잖아. 지금 몸 아프신 곳은 없어요?” 나씨의 어깨 상태를 기억하고 있던 박씨는 건강부터 챙겼다. 나씨는 “이거(어깨) 때문에 지금도 뭐 밥그릇도 못 들고 아무것도 못 한다”며 “여수로 인자 가서 또 수술하라고 한디 안 가버렸다. 나 가믄 요것(반려견)도 혼자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씨는 대화를 이어가면서 집 안 이곳저곳에 눈길을 주며 위생 상태를 점검했다. 박씨는 장흥군청에서 준비한 두유 한 상자를 건넨 뒤 “더울 땐 에어컨을 꼭 틀어라. 2주 후에 보자”고 인사를 한 뒤 집을 나섰다.

이날 박씨는 장흥군 내 고독사 고위험가구 5가구 중 집에 없던 1가구를 제외한 4가구 안부를 살폈다. 장흥군과 장흥우체국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인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장흥군 내 고독사 고위험가구 150가구를 대상으로 집배원이 생필품 소포를 한달에 두번 배달하며 안부를 살피고 위기 가구를 발굴·지원하는 방식이다. 집배원은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지자체에 전달하고, 지자체는 필요한 복지서비스를 대상자에게 연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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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우체국 집배원 박주한씨가 지난 12일 배달 업무를 마친 후 작성한 안부살핌 우편서비스 체크리스트 중 일부. 박 집배원 제공
장흥우체국 집배원 박주한씨가 지난 12일 배달 업무를 마친 후 작성한 안부살핌 우편서비스 체크리스트 중 일부. 박 집배원 제공

체크리스트는 건강, 주거(청결 상태), 위생(대상자) 등 3가지를 확인하고, 특이사항을 서술하게 돼 있다. 박씨는 나씨 체크리스트에 “통증으로 팔을 움직이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심. 지속적 건강 상태 확인 필요”라고 적었다. 박씨는 “건강 상태를 눈으로만 봐서는 모르기 때문에 일부러 말을 더 건다”고 자신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박씨는 지난해 7월 말 안부살핌 서비스 과정에서 쓰러진 70대 남성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다. 당시 소포를 받으려고 걸어오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벽에 머리를 부딪쳤다. 조금 후 의식을 차린 할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연락이 가니 119에는 신고하지 말라”고 부탁했다. 그동안 대화로 할아버지의 심장 수술 이력을 알고 있던 박씨는 바로 군에 연락했고, 군 직원이 와서 할아버지 옆에 있어줬다. 할아버지는 이후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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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우체국 집배원 박주한씨가 지난 12일 장흥군에서 마련한 두유 한 상자를 안부살핌 서비스 대상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분류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장흥우체국 집배원 박주한씨가 지난 12일 장흥군에서 마련한 두유 한 상자를 안부살핌 서비스 대상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분류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안부살핌은 복지서비스 연계로 이어진다. 장흥군은 지난해 체크리스트를 통한 사후관리로 장기요양 서비스 연계 2명, 고독사 위험군으로 관리 7명, 엘이디(LED) 전등 설치 완료 11명, 취약계층 전기 안전점검 및 무상 수리 14명 등을 지원했다. 지난해 전국 31개 지자체 5770명에 대한 복지 연계 실적은 3634건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올해 56개 지자체(전남광주시 6개)에서 안부살핌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행정안전부 복지자원연계팀 관계자는 “1인당 지원 금액은 크지 않지만 대면 방식으로 안부를 1년 동안 확인하다 보니 유대 관계가 형성된다”며 “서비스를 받으신 분들은 ‘챙겨주는 사람’이 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으며 만족도가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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