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다음달 29일 조기총선…산체스 총리, 주택대책 부결되자 ‘승부수’

광고
주거난 해결을 위한 법안이 의회에서 부결된 스페인에서 다음달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 스페인에서는 주거난과 관련한 대규모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5일(현지시각) 소수 연립정부가 제안한 주거난 완화 대책이 의회에서 부결되자 오는 11월29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2018년부터 집권해 온 산체스 총리는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더 많은 일을 해내려면 국민의 지지를 쇄신하고 확대해야 한다”며 이번 조기 총선의 목표는 “의회 내에서 훨씬 더 광범위한 진보적 과반 의석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스페인 경제가 주요 유럽 이웃국들보다 빠르게 성장했고 실업률도 낮아졌다며 국정 성과를 옹호했다.
산체스 총리의 사회당 연립정부는 지난 2일 의회에서 주거난 해소를 위한 관련 법안이 부결되자, 조기 총선을 택했다. 이 법안은 임대차 계약 자동 연장과 취약계층 임차인 퇴거 제한 등을 담았다. 야당이 민생의 발목을 잡는다는 점을 부각시켜, 조기 총선에서 소수 연정의 구도를 뒤엎으려는 승부수인 셈이다.
광고
그러나 집권 8년 차를 맞은 산체스 총리는 부인과 측근 및 사회당 주요 인사들이 관련된 부패 스캔들로 인해 강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고 가계 소득에서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많은 스페인 국민들이 경제 성장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승부수가 도박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호 국민당(PP) 대표는 “8년으로도 부족했다면 왜 4년이 더 필요한가”라며 조기 총선 결정을 환영했다. 국민당은 그동안 조기 총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국민당은 여론조사에서 사회당에 앞서고는 있으나 단독 과반 의석 확보에는 미치지 못해, 집권을 위해서는 극우 정당 복스의 지지가 필요하다.
광고
광고
주택 법안이 부결된 직후인 3일 마드리드를 비롯한 스페인 주요 도시에서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주거비 부담 완화를 요구하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법안 부결은 날로 치솟는 주택 가격에 항의하던 시위대를 더욱 분노하게 만들었고, 사회당의 소수 연정의 입법 추진이 지닌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소수 연정인 산체스 정부는 지난 2023년 통과시킨 예산안으로 수년째 국정을 운영해 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제1야당인 보수 성향의 국민당(PP)이 사회당을 앞서고 있다.
시위 사태의 직접적인 계기는 마드리드에서 70년 넘게 살아온 마리카르멘 아바스칼(87)의 강제 퇴거 사건이다. 주거권 단체들에 따르면 아바스칼이 살던 아파트를 투자회사가 사들인 뒤 임대료를 275% 인상하려 했고, 법적 다툼 끝에 결국 그는 강제 퇴거당했다. 이 사건이 알려진 뒤 주거비 급등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커졌으며, 푸에르타 델 솔에서는 일주일째 텐트 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이후 건물의 새 소유주는 아바스칼이 낮은 임대료로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합의했다.
광고
스페인에서는 최근 수년 간 주택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임대료와 집값이 상승해 주거 문제가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로 꼽혀왔다. 지난 10년간 스페인의 평균 주택 임대료는 거의 두 배로 뛰었고, 주택 매매 호가는 약 90% 상승했다.
KioskNews shows a cleaned-up reading view extracted from the publisher’s page — the original always lives on their site, not ou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