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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October 1, 2026

K팝 화려함 뒤에 가려진 청소년 연습생들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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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를 1년 가까이 안 했고, 먹은 게 없다 보니 학교에서 하루에 몇십번씩 쓰러졌어요. 회사도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었어요.”(아이돌 연습생 경험자 A씨)

아동청소년미디어인권네트워크와 이정문·최민희·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주최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아동·청소년들의 내일, 방치된 학습권과 건강권’ 토론회에서 청소년 시기 아이돌 연습생을 경험한 16명의 면접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2019년 이후 연예기획사에서 연습생으로 있었던 여성 11명, 남성 5명은 건강권·학습권 등 인권 보장이 열악한 실태를 증언했다.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장이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참여자들이 연습생 활동을 시작한 연령은 평균 만 15.9세였다. 여성(15.6세)이 남성(16.8세)보다 일렀다. 가장 어리게는 초등학교 6학년인 만 12.2세도 있었다.

연습생 생활은 혹독했다. 이들은 외모 가꾸기와 체중 감량 압박에 시달렸다. 기획사는 연습생들에게 키(㎝)에서 몸무게(㎏)를 뺐을 때 110~125가 나오게 체중을 맞추라고 요구했다. 체질량지수(BMI) 기준 15~18의 극심한 저체중 상태다.

이러한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연습생들은 체중 측정을 앞두고 물조차 마시지 않는 과도한 식단 관리를 일상적으로 요구받았다. 감량에 실패하면 식비 지원이 중단되거나 연습실 사용을 제한받았다.

고강도 경쟁 속에서 사생활을 보장받기도 어려웠다. 연습생들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연습하며 상시 평가를 받았다. 1~2개월마다 치르는 월말 평가에서 하위권을 기록하면 방출 압박에 처했다. 연습실 폐쇄회로(CC)TV로 감시받았고, 휴대전화 검사와 실시간 위치 보고 등이 일상화됐다.

언어폭력이나 성희롱도 있었다. 한 조사 참여자는 “기획사 직원이 어린 연습생에게 ‘너 그렇게 입으니까 창녀 같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참여자는 “회사 사정으로 데뷔가 계속 미뤄지며 ‘희망고문’을 당해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고 말했다.

연습생 활동과 학교 교육은 사실상 병행이 불가능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여진 한국K-POP고등학교 교사는 “기획사에서 연습생 활동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자퇴를 권유하거나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다”며 “단순히 학교와 기획사가 일정을 협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미성년 연습생의 학교 교육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K팝 영향력은 커지고 있지만 아동·청소년 연습생 인권 보호를 위한 제도적 개선은 진척이 더디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3년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한국연예제작자협회 등 5개 단체가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의 용역 제공 시간 제한 강화에 반대하며 해당 내용이 빠진 채 법이 개정된 바 있다.

김두나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는 “K팝의 중심에 있는 아동·청소년 대중문화예술인은 단지 상품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엄과 권리를 가진 존재”라며 “정부 차원의 법·제도 정비와 기획사 대상 가이드라인 마련, 실질적인 행정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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