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전담팀→여당 대표 가세…위기감 묻어난 ‘한동훈 때리기’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식품의약품안전처 로비 의혹을 제기하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맹공을 퍼부었다. 한 의원의 체급만 키워줄 수 있다며 로키 대응을 예고한 지 며칠 만에 기조가 달라진 것이다. 김 후보자의 낙마는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에 더해, 검찰이 한 의원에게 수사자료를 흘렸다는 의심도 강경 대응을 자극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8일 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TV>에 출연해 한 의원을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관심을 끌려다 자기 발등을 찍는 철없는 관종(관심종자)”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제 얘기가 아니라 다들 그렇게 말하는 것이니, 자기 얘기했다고 또 흥분하지 말라”고 했다.
송영길 의원도 같은 방송에서 “(한 의원이) 존재감 만들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다”며 “국회의원을 하지 말고 김세의·강용석과 가세연(가로세로연구소)에 가서 슈퍼챗을 받는 게 더 남는 장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전날 김 후보자에게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승인을 청탁한 브로커 양모씨가 다른 여권 인사를 언급한 녹취록을 추가로 공개했는데, 여기엔 “송영길 의원은 여우라 돈 줘야 움직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민주당은 의혹 제기 초반만 해도 한 의원에 대한 무대응 기조를 잡았으나 최근에는 적극 대응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 4일 “당에서는 굳이 한 의원의 문제 제기에 답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말했지만, 이틀 뒤 한민수·전용기 최고위원, 조계원 대변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동아 의원으로 구성된 네거티브 전담팀 구성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지난 3~8일 한 의원 비판 논평만 8건 쏟아냈다.
그 배경에는 개각 발표 직후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게 집중된 야권의 공세가 김 후보자에게 옮겨가는 양상이 있다. 다른 당 소속인 용 후보자와 달리, 같은 당 친명계 인사인 김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정부·여당이 받을 타격이 더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 대 한동훈 구도가 되는 게 정치적으로는 좋지 않다”면서도 “이미 구도가 그렇게 형성된 상황이라 당내에서도 밀리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한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이 검찰 수사자료라는 의심도 민주당 의원들의 반발을 키우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양씨와 김 후보자의 통화 기록은 수사기관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자료”라며 “검찰개혁에 반발한 정치검찰의 총공세”라고 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증을 명분으로 입수 경로조차 밝히지 못하는 자료와 일부 잘라낸 녹취를 동원해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며 “자료를 누구에게, 어떤 경로로 입수했는지부터 국민 앞에 분명히 밝혀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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