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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26, 2026

‘태음인’이 ‘타이인런’ 될라…한의학계 中 표기 공세에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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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치료를 키워드로 생성형AI가 그린 그림. [제미나이]

침 치료를 키워드로 생성형AI가 그린 그림. [제미나이]

앞으로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 사상의학의 고유 용어인 ‘태음인’이 중국식 발음인 ‘타이인런’으로 불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이 전통의학 국제표준 문서에 영문 표기와 함께 자국의 간체자와 중국어 병음을 나란히 적는 공동 표기(병기)를 추진하면서다.

26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오는 27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기술위원회(ISO/TC 249) 총회에서 영문 표준 용어에 중국 간체자와 중국어 병음 표기를 공식 허용하는 안건이 논의될 예정이다. 간체자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한자 획수를 줄여 간략화한 문자 체계이며, 병음은 중국어 발음을 영어로 표기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전통의학 국제표준 문서에는 ISO 규정에 따라 ‘Acupuncture(침)’와 같은 영문 명칭만 사용돼왔다. 특정 국가의 독점을 막고 글로벌 통용성을 확보하려는 취지다. 하지만 이번 안건이 가결될 경우 ISO의 다자주의 원칙이 깨지는 첫 선례가 된다.

이유정 한의학연구원 성과표준확산실장은 “국제문서에 중국어 표기가 자리잡으면 해외 시장에서는 모든 전통의학의 기준을 중의학으로 인식하게 된다”며 “결국 우리가 개발한 한의약 제품이나 기술까지 중의학의 아류로 오인받아 수출 전선에서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식 ‘기무치’에 맞서 ‘김치’라는 명칭과 산업 주도권을 지켜냈던 것처럼 첫 단계인 표기 규격부터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압도적인 인프라를 바탕으로 병기를 먼저 관철한 뒤 실제 현장 유통과 차기 표준 개정에서 영어를 지워나가는 단계적 잠식을 노리고 있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한국 고유의 한의학 개념마저 중국식 표기 체계에 종속돼 국제사회에서 독자성을 잃고 중의학의 하위 범주로 흡수될 위험이 크다.

강희정 한의산업진흥협회장은 “앞서 맥을 짚는 의료기기(맥진기) 표준을 정할 때도 한국은 영어를 쓰자고 했지만 중국이 자국 발음을 고집해 결국 중국식 표기를 함께 적게 됐다”며 “한국이 세계 최초로 기술을 개발했지만 결국 제품을 설명할 때는 중국식 이름을 불러주면서 시장 주도권을 넘겨준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국제무대에서 영어가 사라지고 중국어로 완전히 뒤덮이는 건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표결을 앞둔 한국으로서는 회의 구도가 큰 부담이다. ISO/TC 249에 참여하는 24개국 대표단 가운데 서구권 국가 소속 중국계 전문가들이 상당수 포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실장은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캐나다 등에는 중국계 이민자가 많다”며 “ISO 중앙사무국에 규정 위반 소지를 전달하는 한편 중립 성향 국가들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이번 논의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 차원의 지원 체계가 한몫했다. 중국은 ‘중의학 표준화 행동계획’ 등을 잇달아 발표하며 관련 분야 육성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 결과 2009년 이후 국제 기준 71건을 제정해 국가별 실적에서 1위에 올랐다. 2위인 한국(10건)과는 7배 차이다. 표준을 선점해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후발국의 시장 진입을 견제하려는 전략이 성과로 이어진 셈이다. 반면 총회에 파견하는 한국 대표단 규모는 약 20명으로 중국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친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내 대응 체계는 부처별로 겉돌고 있다. 한의학연구원이 현장 실무와 표준 개발을 맡고 있지만 예산 배정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가 표준 총괄은 국가기술표준원이 쥐고 있어 유기적인 전략을 펴기 어려운 구조다. 설상가상으로 한의약 산업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관련 사업비마저 지난해 삭감됐다.

이 실장도 “국제표준 1건을 개발하고 등록하는 데만 3~4년이 걸리는데 우리나라는 전문가의 자발적 참여에 기대고 있는 형국”이라며 “이런 방식으로는 국가 차원에서 자금을 쏟아붓는 중국의 표준화 공세를 막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쪼개진 대응 창구를 하나로 모을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구축하고 삭감된 국제표준 연구개발(R&D) 예산을 확대하는 등 재정 뒷받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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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사상의학 용어 ‘태음인’이 중국식 발음인 ‘타이인런’으로 표기될 수 있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전통의학 국제표준 문서에 영문 표기와 함께 자국의 간체자와 병음을 병기하려는 계획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문제로, 한국의 한의학 개념이 중국에 의해 종속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현재 한국 대표단은 중국의 압도적인 규모에 맞서 대응 체계 마련과 함께 국제표준 연구개발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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