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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November 8, 2026

추락사 8개월 지나도록 압수수색 안 한 노동부…“증거인멸 시간만 벌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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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아제지 세종공장 내부. 아세아제지 누리집 갈무리
아세아제지 세종공장 내부. 아세아제지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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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솔제지 신탄진공장 추락사 이후 (고용노동부가) 더 강제력 있는 조치를 취했다면 이번 중대재해는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요.”

지난 5일 한겨레와 만난 김상수 아세아제지 노조위원장은 사촌 동생 ㄱ씨를 잃은 사고를 떠올리며 말했다. ㄱ씨는 지난 3월 아세아제지 세종공장에서 파지 제거 작업 중 5m 아래 설비로 추락해 숨졌다. 닫혀 있어야 할 개구부 덮개가 열려 있었지만 경광등·경보음은 작동하지 않았다. 추락 시 동력을 차단하거나 탈출할 수 있는 장치도 없었다. 다른 곳에서 일하던 동료가 ㄱ씨를 발견해 신고한 건, 추락 뒤 16분이 경과한 때다.

경고는 반복됐었다. 2023년 12월 같은 장소에서 작업자가 추락했고, 대전노동청이 시정 지시를 했지만 회사는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았다. 김씨도 2024년 노조위원장이 된 뒤 개구부 등 위험한 작업환경 전반을 개선해달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한솔제지에서 같은 유형의 사고가 난 뒤에야 겨우 자동경고장치를 설치할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회사는 전문업체에 맡기지 않고 작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만들도록 했다. 김씨는 “회사가 시정 지시도 안 들었을 때 대전노동청이 더 강력히 조처했다면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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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최소한의 안전수칙을 준수하지 않아 같은 유형의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압수수색, 구속 등 강제수사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ㄱ씨 사고는 ‘예외’였다. ㄱ씨 사고는 14명이 숨진 ‘안전공업 참사’ 사흘 뒤에 발생했다. 대전노동청은 ‘바쁘다’며 수사를 미뤘다. 이후 8개월 가까이 흘렀는데도 대전노동청은 압수수색 한번 없이 회사의 자료 임의제출과 진술조사만 실시했다. 그사이 회사는 10년 넘게 설비 관련 문제를 보고·공유해온 네이버 밴드를 폐쇄하고 직원 150여명을 탈퇴시켰다. 유족을 대리하는 박다혜 변호사(법무법인 고른)는 “밴드는 회사가 위험요인을 어떻게 관리했는지 보여줄 구체적 증거로, 대전노동청에 압수수색을 요청했지만 ‘이런 앱은 압수수색해본 적 없다’고 하더라”며 “형사소송법 개정 이후 사실상 감독관의 수사만으로 사건이 완결되는 상황인데 사고 이후 인력 부족 등을 내세우며 수사가 지연됐다. 회사에 증거 인멸 등을 위한 시간만 벌어준 꼴”이라고 지적했다.

대전노동청 관계자는 “사건 발생 당시에는 자료를 제출받아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며 “빠른 시일 내 사건을 송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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