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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September 30, 2026

물대포에도 꿈쩍 않은 부캉이, 왜 수로를 떠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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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부산 북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부산해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정과 고무보트가 물줄기를 뿌리며 상어(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부산 북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부산해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정과 고무보트가 물줄기를 뿌리며 상어(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몰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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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간에 걸쳐 선박으로 몰고, 물대포를 쏴도 상어는 떠나지 않았다. 부산 동구 부산항 북항 친수공원 인공수로에 열흘 넘게 머무는 상어 ‘부캉이’를 바다로 내보내려는 첫 시도는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이 오는 2일 그물을 이용한 2차 유도 작업을 계획 중인 가운데, 부캉이가 수로 안에 갇힌 것이 아니라 전기 장치·기계가 내는 특정 파동 탓에 이곳에 머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30일 해양·상어생태 전문가 ‘알레한드로’(활동명)는 한겨레에 “부캉이가 수로에서 못 나가는 것이 아니라 안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로 내부의 전기 신호나 기계 장치 소음·진동에 상어가 이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 프리다이버이자 수중영상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인 그는 전통적인 학자는 아니지만, 2년간 몰디브 뱀상어 개체 추적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연구진과 협업해 상어를 관찰·촬영해온 해양생태 전문가다. 현재 미국 자치령인 북마리아나 제도 로타섬에 거주하며 유튜브 채널 ‘알레한드로와 마리나’를 통해 전세계 다이빙 정보와 해양 생태계 영상을 공유하고 있다.

그는 전날 올린 영상에서도 야생 상어가 20~100㎐의 파동에 이끌린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실제 1960~70년대 대서양·태평양에서 진행된 연구에서 뱀상어·귀상어 등 흉상어목은 불규칙한 저주파에 이끌려 먼 거리에서도 이동했다. 저주파 진동이 상어의 먹이가 되는 어류의 발성·먹이 먹는 소리와 흡사한 탓이다. 상어는 주둥이와 코, 머리 주변에 특수한 전기감각 기관인 ‘로렌치니 기관’을 지녀 먹잇감이 내뿜는 미세한 생체 전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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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칼레도니아에서는 모터로 작동하는 전동 호일보드(foilboard)가 상어에게 공격당하는 사례가 최소 3건 이상 발생했다고 한다. 알레한드로는 “친수공원 근처 배수 시설 펌프나 분수 등에서 비슷한 진동이 발생하고 있다면 상어가 이끌릴 수 있고, 근처에 ‘맛있는 먹이가 있는 것 같은데 어디 있지’라고 생각하며 계속 찾아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부산 북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부산해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정과 고무보트가 물줄기를 뿌리며 상어(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몰아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부캉이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부산 북구 북항친수공원에서 부산해경, 부산소방재난본부 구조정과 고무보트가 물줄기를 뿌리며 상어(부캉이)를 수로 밖으로 몰아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부캉이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대표 어류학자이자 상어분류학자인 최윤 군산대 명예교수(해양생물자원학과) 또한 이 가능성에 동의하는 의견을 내놨다. 최 교수는 “상어는 먼 거리에서는 청각·후각에 의지하고 그다음으로 시각을, 1m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는 로렌치니 기관을 사용한다”면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주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남해안·제주 등 상어가 더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서 비슷한 사례가 없다는 점에서 하나의 가설 정도로 고려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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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부캉이가 숭어 등 먹이를 따라 인공수로에 들어왔을 가능성을 가장 크게 보고 있다. 그러나 알레한드로는 “유영 실력이 좋지 않은 상어는 통상 빠르게 헤엄치는 어류가 아닌 문어·가오리 혹은 기력이 떨어진 어류를 선호한다”며 ‘먹이 추종설’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부캉이를 바다로 인도하는 방식을 두고도 여러 의견이 제시됐다. 지난 29일 당국은 소방·해양경찰 선박 5대로 물줄기를 쏴 상어의 경로를 유도하는 방식을 썼지만, 부캉이가 물속 깊이 잠수하거나 선박 사이로 몸을 피해 결국 ‘밀어내기’에 실패했다. 이는 2004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백상아리를 내보낸 성공 사례를 참고한 것인데, 상어에 최대한 무리를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선하여 도입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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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교수는 “백상아리는 외부 자극이 있을 때 표층으로 올라오지만, (부캉이가 포함된) 흉상어류는 잠수하는 행동 습성 탓에 성공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다만 상어에게 가장 안전한 방법을 시도한 뒤 그물 구조를 논의하는 방향성은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도 상어 유도에 2주가 걸렸던 만큼,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밖으로 내보낼 필요가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특정 상어 종을 안전하게 다루는 기법도 ‘부캉이 구조법’으로 거론됐다. 알레한드로는 “미국 등에서는 배 옆에 상어의 꼬리를 고정한 뒤 몸을 뒤집으면 움직임이 둔해지는데, 이때를 이용해 상어를 포획한 뒤 이동시켜 방류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백상아리·레몬상어·모래뱀상어 등이 몸이 뒤집혔을 때 보이는 ‘긴장성 부동’(tonic immobility)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연구자들은 상어에 센서를 부착할 때 이런 방법을 이용한다. 그러나 몸길이가 3.5m에 달하는 부캉이를 물속에서 뒤집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최 교수는 우려했다.

‘제2의 부캉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황 녹색연합 활동가는 “(부캉이 종으로 추정되는) 무태상어·흑상어는 모두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도심 인공수로에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갇혔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면서 “야생생물이 또 인공 구조물에 갇히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구조를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주변 수역이 전세계 평균보다 2배가량 빨리 뜨거워지면서 상어·가오리 등이 북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법은 여전히 어류 6종만 보호생물로 정하고 있다”며 “기후변화로 달라진 해양생태계에 따라 법·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동해안에서는 대형 상어의 출몰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말 동해안의 대형 상어 혼획은 73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건에 2.5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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