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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October 5, 2026

[현장] 불밝힌 신의주, 붐비는 단둥…12년 멈춘 신압록강대교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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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밤 11시께 신압록강대교에 ‘중조압록강대교’라는 네온사인과 북쪽 통관시설 건물에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다. 단둥/이정연 특파원
4일 밤 11시께 신압록강대교에 ‘중조압록강대교’라는 네온사인과 북쪽 통관시설 건물에 환하게 불이 들어와 있다. 단둥/이정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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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0시40분,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10여대의 검은색 차량이 신압록강대교를 건너 북한 신의주 쪽으로 향했다. 이날 오후 2시께에도 회색 승합차가 중국 쪽 통관시설을 빠져나와 대교를 통해 북쪽으로 넘어갔다. 중국 쪽 대교 밑 공터에는 번호판을 달지 않은, 빨간색으로 도장된 화물차 수십대가 주차되어 있었다. 2014년 완공됐지만, 12년 동안 사실상 ‘끊어진 다리’였던 신압록강대교의 개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커지는 가운데 포착된 장면들이다.

전날에도 북쪽 신의주의 통관시설은 밤늦도록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4일 밤 12시까지 대교 끝 신의주 쪽 건물에서는 여러 층의 창문에서 불빛이 새어 나왔고, 펄럭이는 인공기가 선명했다. 통관 차량 대기 장소로 보이는 넓은 공터도 조명이 밝게 비추고 있었다.

신압록강대교는 기존 북-중 교역로인 중조우의교에서 남서쪽으로 약 13㎞ 떨어진 곳에 위치해, 단둥 신구와 신의주 남부를 연결한다. 중국이 건설비를 부담해 총길이 3030m, 왕복 4차로 규모로 2014년 완공됐다. 하지만 북한 쪽 연결도로와 세관·통관시설 공사가 지연되면서 실제 차량 통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 코로나19, 북-중 관계 냉각까지 겹치면서 다리는 장기간 개통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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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중하고, 올해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하며 북중간 정상 외교가 활발해졌다. 신압록강대교 개통 임박 정황도 잇따랐다. 지난달 중순부터 신압록강대교 중국 쪽 세관에 번호판이 없는 승용차와 화물차, 건설장비 등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냈다. 대형 화물차가 단둥에서 신의주 방향으로 다리를 건너는 장면도 현지 주민들에게 포착됐다. 4일 밤 북쪽 시설과 건물에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던 모습 역시 막바지 준비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5일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쪽 통관시설 건물 위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단둥/이정연 특파원
5일 신압록강대교의 북한 쪽 통관시설 건물 위에 인공기가 펄럭이고 있다. 단둥/이정연 특파원

단둥에서는 북-중 수교 77주년인 6일 전후 다리가 정식 개통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과 북한 당국은 5일 현재까지 구체적인 개통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았다. 단둥 주민인 궈씨는 국경절 연휴가 끝나고, 9일이나 16일 개통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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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선 신압록강대교 개통이 가져올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대북 교역에 종사하는 상인들은 새 다리가 열리면 1차선으로, 낡고 좁은 중조우의교에 몰려 있던 화물 운송이 분산되고 통관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 5월 신압록강대교 인근 상가에 입주한 무역업자 린씨는 “기존에 하던 자동차 부품과 타이어에 식료품 무역을 더 해보려고 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인근 상권은 활기가 돈다. 대교 바로 앞 공터에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곳 상인들은 대부분 9월부터 영업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10월1~7일 중국 국경절 연휴를 맞아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은 대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 바빴다. 다롄시에서 놀러왔다는 허씨는 “이 다리가 곧 열린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그걸 계기로 왕래가 많아지면 단둥 쪽 경제도 더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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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 있는 신압록강대교 밑 공터에 붉은색 도장을 한 화물차 수십대가 주차되어 있다. 단둥/이정연 특파원
5일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에 있는 신압록강대교 밑 공터에 붉은색 도장을 한 화물차 수십대가 주차되어 있다. 단둥/이정연 특파원

교역 지표도 살아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가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북-중 교역액은 약 2억3788만달러(약 3200억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9% 늘었다. 2017년 대북 제재가 본격화한 이후 같은 달 기준 가장 큰 규모였다. 신압록강대교가 정상 가동되면 단둥을 통한 육상 물류의 처리 능력은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단둥 주민들의 기대에는 경계심도 섞여 있다. 북-중 관계가 좋아진다는 신호가 나올 때마다 단둥에서는 여러 차례 ‘신압록강대교 개통설’이 돌았지만 매번 현실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약재상을 하는 한 상인은 “다리가 열린다는 소식을 지금까지 10년 넘게 들었다”며 “오늘 내일 한다지만,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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