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전과자는 택배 운전 못해···헌재 “합헌”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성동훈 기자
헌법재판소가 마약 전과자는 택배 운전업에 종사할 수 없도록 정한 운수사업법이 합헌이라고 판단했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22일 마약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택배 운전 업무에 종사할 수 없도록 정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며 합헌 판단했다. 재판관 6명이 합헌을, 3명은 위헌 의견을 냈다.
현행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는 최대 20년까지 택배 서비스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할 수 없다. 종사 제한 기간은 범죄의 종류, 죄질, 형기의 장단 및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정한다.
이 사건 신청인인 A씨는 2001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002년 출소했다. A씨는 이후 화물 운송 종사 자격을 취득해 택배 운전을 해왔다. 2021년 거제시장이 A씨에게 전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화물자동차 운송사업 허가를 취소하자 A씨는 운수사업법이 직업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며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헌재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종사 제한 조항은 마약류 관련 범죄를 저질렀던 자가 재차 범죄를 저지를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범죄 가능성 및 사고 가능성을 예방해 국민의 생명·신체·재산 등에 침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이 현실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택배 서비스 사업에 관한 공공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면서 “목적의 정당성 및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헌재는 또 “화물 배송 과정에서 수령인을 직접 대면하거나 수령인의 개인정보를 취득할 가능성이 있는 택배 서비스 사업의 특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택배 서비스 사업의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일정 기간 제한할 필요성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 “이로써 제한되는 사익이 공익에 비해 더 크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따라서 심판 대상 조항은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해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봤다.
다만 김상환, 정정미, 정계선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냈다. 이들은 “재범 위험성이 현저히 감소한 사람에 대해서도 개별적인 위험성 심사 없이 동일한 제한을 계속 유지한다”면서 “최대 20년이라는 장기간 직업에서 배제하는 것은 재활과 사회 복귀를 어렵게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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