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이란 석유 밀수송 ’그림자 선단’ 제재도 해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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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석유 등의 물품을 밀수송하는 러시아와 이란의 이른바 ’그림자 선단’에 대한 제재 해제를 추진 중이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석유값이 치솟자, 러시아와 경유 수출 거래를 한 데 이어 이란에 대한 제재까지 해제하려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는 러시아 및 이란과 연계된 블랙리스트 선박, 이른바 ‘그림자 선단’ 유조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5일 보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블랙리스트에 오른 러시아 및 이란 연계 선박을 합법적인 운항사에 매각하도록 허용하고, 제한 없이 운항할 수 있도록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원유 및 정제 연료의 운송 능력을 확대하고 연료비 폭등을 부추기는 사상 최고 수준의 선박 운임을 낮추기 위한 조처이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및 이란 전쟁으로 러시아와 이란에 석유 등 에너지 수출을 막는 제재를 발동하자, 이를 피해 이들 국가의 석유 등을 수송하는 그림자 선단이 운영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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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재무부 당국자는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그림자 선단 선박을 합법적 구매자에게 매각하는 것을 승인하고, 국제 시장에서 운항할 수 있도록 사안별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당국자는 “합법적인 구매자가 그림자 선단 선박을 인수하여 글로벌 상업 해운업계에서 합법적으로 사용하도록 복원하는 데 관심이 있다면, 해외자산통제국은 그런 거래를 승인하고 사안별로 해당 선박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제재 해제는 그림자 선단에 이익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인 글로벌 상거래에 사용되도록 해당 선박들을 그림자 선단에서 제외하는 것”이라며 “어떤 대상이든 제재를 해제하기 전에 철저한 검토 과정을 거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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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선단에 대한 제재 해제는 지난 12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세계석유회의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라이트 장관은 화상 연설에서 유조선 부족이 글로벌 시장의 운임을 끌어올리는 중대한 병목 현상이라며, 선박에 대한 제재 해제가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의 봉쇄를 제거하는 미군의 군사작전으로 이 해협을 통과하는 석유 물동량이 이란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주장하나, 국제 유가는 여전히 100달러를 넘고 있다. 이는 유조선의 호르무즈 통과에는 위험을 감안한 수송 비용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해운업계는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유조선 운항을 꺼리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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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의 세계석유회의에 참가한 조지 부시 전 행정부의 에너지 고문이자 래피던 에너지 대표인 보브 맥널리는 “트럼프 행정부는 선거를 앞두고 정책 효과가 미미할지라도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분석가들은 유조선 제재 완화가 연료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 애스펙츠’에 따르면, 전 세계 유조선의 13~19%가 미국 제재를 받고 있는데, 이들 선박의 노후화와 불량한 상태 때문에 제재 완화의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노후화되고 정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선박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도 운송 능력이 하루아침에 유의미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더욱이 러시아나 베네수엘라 연계로 제재를 받은 대부분의 유조선은 지난 3개월 동안에도 계속 운항을 이어왔다”고 지적했다.
해운물동량 조사 회사인 케플러는 에너지 값 상승이 중동 전쟁 때문이라며 이번 조처가 현재의 ‘유조선 위기’에 사실상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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